사진: 왼) 상암월드컵경기장 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crist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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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상암 서울월드컵 경기장에는 무려 6만 5,000여 명이 모였다. 축구팬들은 친선 경기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직접 경기를 뛰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회에 더 큰 관심을 모았다. 40만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존을 포함해 2시간 30분 만에 모두 팔린 입장권 가격을 다 더하면 약 65억 원. 그러나 구름같이 몰린 한국 관중들은 주최 측에서 약속했던 팬 사인회에서 호날두를 볼 수 없었으며 호날두가 국내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조차 단 1초도 구경할 수 없었다.

 

 

경기 운영 미숙, 모든 게 엉망

사진: YouTube<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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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호날두는 경기 내내 ‘호날두’를 목 놓아 부르는 팬들의 간절한 목소리에도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지만 이외에도 갖은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애꿎은 축구팬들만 피해를 봤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한국에 입국할 때부터 삐거덕 대기 시작했다. 경기 전날 중국 난징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마친 유벤투스는 친선 경기 당일,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했으며 날씨 탓에 이마저도 2시간 늦은 오후 2시 45분 즈음에 나타났다. 이때 호날두는 시종일관 피로하고 입을 굳게 다문 채 기분 나쁜 표정으로 입국장을 통과했다.

 

사진: YouTube<연합뉴스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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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오후 4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호날두의 팬 사인회가 예정됐지만, 컨디션 관리를 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호우경보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아침부터 대기하거나 지방에서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기다린 팬들의 허무함은 클 수밖에 없었다. 팬들의 실망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경기마저 지체됐다. 킥오프 시간이 원래 오후 8시였지만, 유벤투스 구단의 첫 버스는 이보다 4분 늦은 8시 4분에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거의 한 시간이 지체된 오후 8시 58분에야 친선경기를 시작했다. 그나마 의미 있는 요소로 평가받은 건 팀 K리그가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 맞서 3-3 무승부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예고된 논란? 호날두는 왜 뛰지 않았나?

사진: YouTube <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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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 측은 호날두 결장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페스타 측은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뛰기로 한 내용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라고 강조하며 ‘호날두가 부상이나 특정 사유로 출전하지 못한다는 그 어떤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여러 차례 구단 관계자에게 호날두의 출전을 요청했으나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 YouTube <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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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구단도 호날두가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를 바랐지만, 싱가포르와 중국 일정이 빽빽하게 진행돼 피로감을 느낀 호날두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뛰고 싶지 않다고 항의하며 의사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직후 유벤투스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호날두의 컨디션이 나빴으며 근육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계약 위반 사항임을 알고도 호날두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를 출전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호날두는 앞서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하면서 '중국 홍보행사에 무리하게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더페스타의 로빈 장 대표는 '유벤투스가 다 계약에 있는 내용이니 한국 일정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믿었던 스타에게 발등 찍힌 한국 팬들, '참지 않겠다'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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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5,000명의 기대를 저버린 호날두는 사과 한마디 없이 12시간 만에 한국을 떠났다.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을 하지 않았다는 감독의 말과 달리 호날두는 이탈리아로 귀국하자마자 자신의 SNS에 ‘집에 오니 좋다’라는 자막을 달고 러닝머신 뛰는 영상을 올려 한국 팬들의 허탈감은 배로 커졌다. 유벤투스 구단도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위약금을 물어주면 된다'라는 식의 대응을 유지하여 ‘우리나라를 '호구'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어 '우리 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우리나라 축구 팬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호날두는 이번 경기 사태로 인해 '날강두(호날두+날강도)'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사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crist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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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호날두 노쇼 논란'이 걷잡을 수없이 커지자 검사 출신 오석현 변호사는 이번 경기를 총괄한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했다. 오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피해자들은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광고를 믿고 티켓을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출전하지 않았다"며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구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피해자들을 속여 60억 원 상당의 금액을 편취했다"라고 주장했다. 축구팬들 역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법무법인 4곳을 통해 소송단으로 참여했다. 현재 소송 참여 의사를 보인 인원은 2,000명이 넘어선 걸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논란 많은 호날두, 美 네티즌 “전적 있다”

사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crist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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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이 ‘호날두가 한국 팬 6만 5,000명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단 1초도 뛰지 않았다’며 '분노한 팬들은 그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외쳤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의 한 네티즌은 “2014년 댈러스에서 열린 AS 로마와 경기에서도 똑같은 짓을 했다”며 “라커룸에만 머무르고 벤치에 나타나지도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사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crist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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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노쇼 논란'이외에도 호날두는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2017년 스페인 검찰은 호날두가 초상권 수익을 신고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2011∼2014년 총 1천470만 유로(192억 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며 기소했다. 처음에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호날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무렵 검찰과 형량에 잠정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세무당국과도 합의했다. 스페인 세무당국과 벌금 247억 원, 집행유예 2년의 형량에 합의한 것으로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외에도 2018년 10월 언론을 통해 한 여성이 2009년 6월 라스베이거스의 나이트클럽에서 호날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을 뿐 성폭행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양 측의 진실공방이 이어진 끝에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은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윤서 press@daily.co.kr

• Category : 이슈
• Tags : 호날두,크리스티아누호날두,호날두논란,호날두노쇼,호날두소송,호날두메시,날강두,유벤투스,더페스타,로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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