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인을 위한 달콤살벌 로맨스 영화

오랜 연인을 위한 달콤살벌 로맨스 영화 뜨거웠다가, 멀어졌다가…당신의 연애는 안녕한가요 글 :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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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애의 온도 ⓒ 데일리

연애의 패턴은 누구에게나, 어떤 경우에나 비슷하다. 계기나 과정이야 어찌

됐든,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달콤한 설렘과 두근거림이다. 이런 감정들은 이내 열정을 피워내고, 점점 사그라지면서 권태기를 맞는다. 이 권태기를 극복하고 나면 사랑은 편안하고 익숙한 감정으로 변한다. 열정이 지나쳐 헤어지든, 권태기로 인해 헤어지든, 편안함에 지쳐 헤어지든, 끝은 어느 순간에나 찾아올 수 있겠지만. 연애의 현실을 담은 로맨스, 혹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은 대부분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과 절망적인 순간들을 보여주며 당신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어쩔 수 없이 공감하게 되는, 그래서 사랑스러운 열 편의 영화들.

1. 연애의 온도

그런 인연이 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도 끈질기게 이어가게 되는 사랑. 만나면 달라지지 않는 다툼의 패턴과 상대방의 단점이 지긋지긋하다가도, 헤어지고 나면 미련인지 자꾸만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것. 3년 차 비밀 사내커플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도 그렇다. <연애의 온도>는 헤어짐을 이야기하고 관계에 마침표를 찍자 오히려 더 뜨겁고 간절해지는 묘한 사랑의 특성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낸 영화로 많은 커플들에게 공감을 받았다.

2.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년 이명세 감독이 제작한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로맨틱코미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달콤쌉싸름한 신혼 생활을 그려낸 작품이다. 4년간의 연애 끝에 부부가 되어 둘만의 꿈같은 신혼생활을 시작한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 만발한 기대와는 너무나 다르게 흘러가는 생활, 예상치 못했던 서로의 단점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현실. 두 사람이 하나 둘 깨져가는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신혼생활의 환상을 마주하는 모습을 귀엽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으며 특히 커플이나 부부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자아냈다.

3. 러브픽션

31세 모태솔로인 소설가 구주월(하정우)는 이상형인 사진작가 희진(공효진)을 만나 끊임없는 구애 끝에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의 독특한 개성들이 점점 단점이 되고, 마침내 연인들의 판도라의 상자인 그녀의 과거에 대해 알고자 하면서 그의 사랑은 점점 식어간다. 사랑이 없던 시절의 외로움과 열정적인 시작, 그리고 찾아오는 권태기와 이별까지 사랑의 기승전결을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그려냈지만, 톡톡 튀는 대사와 하정우-공효진이라는 두 배우의 어우러짐이 재미와 웃음을 주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4. 6년째 연애중

오랜 연애가 앗아가는 것은 열정과 설렘이요, 가져다주는 것은 안정과 편안함이다. 그렇게 6년쯤 지나면, 사랑은 어느새 의리이고 습관이고 생활이 된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는 6년 차 커플 다진(김하늘)과 재영(윤계상)에게는 이제 서로의 존재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때로는 편안하고 때로는 조금쯤 서운한, 일상 같은 연애를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막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지루하면서도 조금은 두렵게, 오래 사랑해온 커플이나 부부에게는 저릿한 공감으로 다가가는 영화.

5. 뷰티 인사이드

매일 자고 일어나면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외국인까지 성별과 나잇대, 인종을 넘나들며 새로운 모습으로 깨어나는 남자 우진. 그런 우진이 반해버린 여자 이수는 매일같이 모습은 달라지지만 늘 한결같은 그의 마음에 점차 가까이 다가서게 되고, 영화는 그들의 달콤한 로맨스를 통해 사랑은 겉모습이 아닌 진심으로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스무 명이 넘는 유명 배우들이 우진의 역할을 맡은 것도 흥미롭지만, 정작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영화에 너무 선남선녀들만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었다.

6. 나의 ps 파트너

이색적인 소재의 19금 영화로 화제에 올랐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나의 PS 파트너>는 사실 우정과 사랑 사이에 있는 미묘한 감정,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연애와 이상적이고 불안한 연애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춘의 이야기다. 오랜 연인과의 이별로 상처 입은 남자와 무미건조한 연애에 지쳐버린 여자가 우연히 잘못 걸린 전화를 시작으로 벌이는 아슬아슬한 로맨스.

7.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한순간에 사랑을 잃고 어딘지 삐딱해져 버린 두 남녀가 펼치는 예측불허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내의 외도에 멘탈이 폭발해 사랑하는 아내와 직장, 집까지 잃고 정신병원에서 8개월을 보낸 뒤에도 아내와의 재결합을 바라는 팻(브래들리 쿠퍼). 남편과 사별하고 무차별적인 애정행각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던 티파니(제니퍼 로렌스)가 팻과 아내와의 재결합을 도와주는 대신 함께 댄스대회에 나가기로 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8. 500일의 썸머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톰(조셉 고든 래빗)의 앞에 강렬한 사랑으로 나타난 썸머(주이 디샤넬). 구속받기 싫어하는 썸머와 끈질긴 구애를 이어가는 톰 사이에 결국 피어나는 사랑도 잠시, 운명이라 믿었던 썸머는 톰을 떠나가고 만다. 톰은 그런 그녀를 이해할 수 없어 상처받고 괴로워하지만, 썸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어가던 톰과의 사이에서 끊임 없이 소통의 부재를 느끼고 상처받아왔던 것. 상대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9. 디스 민즈 워

CIA 특수요원 가운데서도 내로라하는 실력자인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서로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이 없을 만큼 막역했던 두 사람의 우정을 흔들어놓은 것은 성공도, 임무도 아닌 한 여자! 두 친구의 마음을 동시에 빼앗아간 로렌(리즈 위더스푼)의 등장으로 친구에서 연적이 된 그들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도 CIA급으로 벌인다. 점점 치열해져 마침내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세 사람의 뜨거운 삼각관계가 흥미진진한 재미를 준다.

10. 내 아내의 모든 것

여성스럽고 수줍은 여자 정인(임수정)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 두현(이선균)은 알고 보니 폭풍 같은 독설과 잔소리를 달고 사는 그녀의 모습에 점점 지쳐가고, 마침내 그녀와 헤어지기 위해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의뢰한다. 그러나 정인이 낯선 사랑에 빠져들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되찾아가자 두현은 사랑을 되돌리고 싶어진다. 어쩌면 세월에 빛바래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사랑을 대하는 서로의 자세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래서 권태기를 예감하는 오랜 연인들에게 추천하고픈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