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의 시작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의 시작 흥미진진한 음식의 기원 글 : 황현주

카카오채널 등록완료 ?

내역 확인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모든 것에는 보이지 않는 역사가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그렇다. 오늘은 이 메뉴가, 또 오늘은 저 메뉴가 당겨서 우리는 음식을 단순하게 골라 먹지만, 그 음식들이 지나온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유구하다. 오래전의 사람들의 역사가 담긴 음식들은 꽤나 의외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10가지 음식의 기원을 소개한다.

1. 떡볶이

떡볶이는 가래떡을 주재료로 하는 한국 요리이다. 하지만 떡볶이는 생각보다 역사가 그리 깊지는 않다. 오늘날 한국에서 즐겨 먹는 고추장 떡볶이는 한국 전쟁 직후에 개발된 음식이다. 현대의 고추장 떡볶이는 1953년 '마복림'이라는 사람이 서울 신당동 공터에서 길거리 식당 음식으로 팔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처음에는 연탄불 위에 고추장, 춘장을 섞은 양념으로 만들었고, 이후 1970년대에 라디오를 통해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소개돼면서 전국적으로 떡볶이가 퍼져나갔다.

2. 파스타

밀가루 반죽과 물을 이용해 만드는 이탈리아의 국수 요리 파스타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다. 파스타는 기원전 3000년경에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지고 1295년경 마르코 폴로가 이탈리아로 들여왔다는 설, 2세기 경 그리스의 의사가 밀가루와 물을 함께 혼합해 만든 데에서 시작했다는 설, 기원전 5000년경 이탈리아 남쪽 해안에 살던 에트르스칸족이 여러 가지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는 설 등이 있다. 그중 그리스의 의사 갈레노스가 만든 '이트리온'이 현대의 파스타의 기원이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 샌드위치

샌드위치에는 재미있는 역사가 얽혀 있다. 본래 샌드위치는 고대 로마 군인들이 다른 지방을 점령했을 때 행군하느라 식사 시간이 매우 적어서, 빵 속에 고기와 야채를 넣어 간단히 식사를 때우던 것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샌드위치'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른 곳에서 전해진다. 영국의 황실 백작인 샌드위치가 공무를 제쳐둔 채 도박을 즐겼는데, 그가 트럼프를 하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냈다는 데에서 샌드위치의 이름이 유래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샌드위치 백작을 공격하기 위해 반대파에서 그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였다. 실화가 아닌 이야기가 음식에 이름이 붙여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4. 햄버거

햄버거의 기원이 독일도 미국도 아닌 아시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햄버거는 몽골계 기마 민족인 타타르족이 들소 고기를 부드럽게 다진 다음 소금과 후추 등으로 양념을 해서 먹었는데, 이 음식이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에 전해지면서 이 음식을 모방하여 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고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었지만, 이후 한 요리사가 샌드위치를 만들던 중 너무 바쁜 나머지 샌드위치 빵에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넣고 판매한 것이 현대 햄버거의 시초가 되었다.

5. 탕수육

탕수육에는 중국의 굴욕적인 역사가 담겨 있다. 1840년 청나라와 영국 사이에 일어난 아편 전쟁에서 무참히 패배한 뒤 청나라는 영국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포크와 숟가락만 쓰던 영국인들이 중국의 음식을 먹기 어려워하자, 중국에서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고 먹기 쉬워 좋아할 만한 음식을 개발한 것이 탕수육이다. 달면서도 시큼한 맛과 돼지고기의 식감, 그리고 대충 찍어 먹기에도 좋은 편리함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 측에서도 이때부터 탕수육을 자국의 대표 음식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고.

6. 짜장면

짜장면은 중국의 서민들에게서 국내로 전파되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하여 만들어진 음식이다. 1890년대 중국 산둥 지방에서 건너온 하역 인부들이 인천항 부둣가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고 춘장에 면을 비벼 먹던 면 음식이 변형되어 인천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짜장면을 파는 중국 음식점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1905년에 문을 열어 흔히 원조 짜장면 집으로 알려진 공화춘의 건물은 현재 대한민국 등록 문화재 제246호로 지정되어 짜장면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7. 더치커피

커피의 쓴맛이 적게 나면서 부드러울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어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더치커피. 더치커피는 과거 네덜란드가 지배하던 인도네시아 식민지에서 재배한 로부스타 종의 커피를 유럽으로 운반하던 선원들이 배에서 커피를 즐기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즉, 장기간의 항해 동안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가지 고안했는데 그중 하나가 현재의 더치커피로 발전한 것이다.

8. 김밥

한국의 대표 끼니 대용 음식 김밥의 기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정월 대보름 풍습 가운데 김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이라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춧잎 등에 싸서 먹는 풍속에 유래되었다"고 기록한 삼국유사를 기반으로 한 한국 고유 음식설이다. 두 번째는 일제시대 때 김을 깔고 그 위에 밥, 약채, 육류 등의 식재료를 넣고 말아 썰어먹는 일본 음식인 후토마키로부터 전래되었다는 일본 전래설이다.

9. 비빔밥

한국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비빔밥의 기원에는 한국의 역사가 얽힌 여러 주장이 있다. 먼저 조선시대 임금이 점심이나 종친의 입궐시 먹었던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설, 전통사회에서 제사와 의식을 치를 때 음식들을 조상신과 함께 나누어먹는 의식에서 유래하였다는 설, 바쁘던 농번기에 쉽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넣어 먹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 섣달그믐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묵은 해의 남은 음식들을 모두 넣어 비벼 먹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다.

10. 피자

피자의 기원에는 아직까지 확실한 정보가 있지는 않으나 그리스의 지역인 피타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빵에 기름과 허브, 치즈를 얹어서 먹었고, 고대 로마에서는 밀가루 반죽에 치주, 꿀, 월계수 잎을 올려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현대의 피자는 중세 초 이탈리아의 토마토가 들어간 나폴리탄 파이가 시작이었는데, 이후 치즈 등 다른 음식들이 조금씩 추가되면서 나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민들의 든든한 식사로 이용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리아 전역으로, 미국으로, 세계로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