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는 부족해! 음산한 분위기까지 몸소 느낄 수 있는 공포연극

영화로는 부족해! 음산한 분위기까지 몸소 느낄 수 있는 공포연극 눈앞에서 강렬한 공포를 선보이는 연극 10편 글 :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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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잊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공포'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무더위를 잊게 해줄 '공포'를 영화에서만 찾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연극이 공포를 극대화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 폐쇄된 공간, 암전, 기괴한 소리, 불길한 조명, 섬뜩한 소품 등은 4D 영화보다 더한 극강의 공포를 선사한다. 올여름엔 공포 영화 말고 공포 연극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의 꿉꿉한 무더위를 한 번에 싹 가시게 해줄 공포 연극 10편을 소개한다.

1. 귀신의 집

좀비, 고어 등 외국 호러물이 만연한 요즘 한국적인 정서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에 도전한다는 연극 ‘귀신의 집'. '귀신의 집'은 강렬한 사운드와 조명, 섬세한 디테일로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그 잔상이 눈과 귀에서 맴돌 정도라고. 산짐승도 배고파 울어대는 험한 산속, 과거 급제를 위해 한양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선비가 다리를 다쳐 과부와 시어머니만이 살고 있는 외딴 초가집에서 하루를 묵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 조각

비 내리는 여름 날, 한적한 시골마을에 은행 강도 사건이 일어나자 용의자 희태와 순철은 경찰을 피해 가까스로 도주에 성공한다. 그러다 허름한 어느 이발소에 잠시 머물기로 하는데 그곳에 있던 은행 여직원 영희가 그들에게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조각처럼 맞춰지기 시작하면서 공포가 시작된다. 인기 연극 '삼봉이발소' 제작진이 야심하게 준비한 차기작으로 공포 연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펼쳐 보인다.

3. 두 여자

2012년 공연 부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 서울, 부산, 대구 전석 매진 신화, 전국 관객 15만 명을 돌파한 공포 연극계의 다크호스 '두 여자'. 연극 ‘두 여자’는 어느 자매 간의 갈등과 복수를 그린 호러 장르로,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해 공포를 자극한다.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무섭다는 평이 많다. 암전 상태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배경 소리와 조명이 관객들의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4. 더 하우스

'더 하우스'는 제목 그대로 어떤 ‘집’을 배경으로 한 연극이다. 가장 아늑하고 포근하게 여겨지는 공간인 집에서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나는데, 주인공 희선의 가족을 지켜보는 낯선 시선과 귓가에 속삭이는 알 수 없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등장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가장 친숙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가장 섬찟한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서도 그 여운 때문에 괴로울 정도라고.

5. 검은 방

엑소시즘 공포 스릴러 연극 '검은 방'은 여름 공포 스릴러 연극의 최강자 '흉터', '영안실'의 제작진이 뭉쳐 홀로그램으로 선보이는 극강의 공포극이다. 정체 모를 악령으로 괴로워하는 한 여자와 그녀를 지켜보는 오빠, 그리고 퇴마 의식을 통해 진실에 다가서려 하는 한 사제가 마주하게 되는 사건을 그린다. 더욱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홀로그램을 활용한 무대 연출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숨 막히는 공포를 선사한다.

6. 괴담

'괴담'은 A 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포 실화 잔혹극이다. 19년째 같은 날 자살이 반복되는 한 여고의 저주와 비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 폭력, 왕따에서 비롯된 충격과 공포를 그렸기 때문에 실감 나는 현실적인 공포를 자아낸다. 2014년, 2015년 공연 당시 유료 객석 점유율 93%, 인터파크 관객 평점 9.2점에 달하니 믿고 봐도 좋을 공포 연극인 셈.

7. 최면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던 광현과 성진. 그러나 성진은 광현의 약혼녀 은별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 최초로 최면 부작용을 소재로 한 감각적인 공포 스릴러 연극 '최면'은 공연되는 동안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에 1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실제로 체감하는 공포와 반전으로 마치 관객이 최면에 빠진듯한 착각을 자아네는 공포극이다.

8. 흉터

공포 심리 스릴러 연극 '흉터'는 대학교 때부터 사랑과 우정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이어온 재용, 동훈, 지은이 함께 등산을 갔다가 지은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로부터 8년 뒤 재용과 동훈이 그 산을 다시 찾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소극장 안을 울리는 생생한 공포와 상상 이상의 잔인한 반전과 눈을 감으면 소리가 무섭고 소리를 막으면 분위기에 압도 당하는 오감의 공포를 선사한다.

9. 서약

'서약'은 채팅방에서 만나 함께 동반 자살을 하기 위해 산장에서 모인 은영, 주아, 지혜, 수현이 동반자살 서약서를 쓴 뒤 일어난 의문의 사고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수현을 뒤로하고 도망간 세 명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공포극이다. 공연이 진행되는 60분 동안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피할 수 없는 공포와 상상 이상의 끔찍한 반전이 관객을 찾아간다.

10. 쓰리

하드보일드 추격 스릴러 '쓰리'는 스릴러라는 장르만으로도 무더위를 말끔히 잊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화류계에 몸을 담고 있는 여자, 강력계 형사, 3류 건달 사이에 질투, 집착, 살의로 인해 추격전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더위를 해소시켜줄 냉혹하고 서늘한 장면, 극장이라는 공간의 제한성을 뛰어넘은 실감 나는 추격신이 관객들이 무대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