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소재로 한 퀴어 영화

동성애를 소재로 한 퀴어 영화 퀴어 영화의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 글 : 황현주

카카오채널 등록완료 ?

내역 확인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진 않아도 예전부터 계속 있어 왔고, 또 적지 않은 이들의 호응을 얻어 왔다. 현실에서도 동성애의 자리가 그렇듯이. 영화는 글자로만, 음성 언어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특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퀴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한 사람이라면 '호모포비아'와 같은 극단적이고도 단순한 동성애 혐오 감정이 얼마나 얄팍한 사고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그렇지만 우리 모두의 사랑을 그린 퀴어 영화 10편을 소개한다.

1. 해피투게더

'해피투게더'는 강한 개성과 유려한 영상미로 많은 평론가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왕가위의 작품으로, 왕가위는 지이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해피투게더'는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이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 1998년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 영화사에서 진행한 '왕가위 역대 영화 속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 1위로 해피투게더의 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인 양조위-장국영 커플이 뽑히기도 했다.

2. 토탈 이클립스

영화 '토탈 이클립스'는 1870년대 프랑스 시인이었던 베를렌느와 랭보가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예술적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랭보와 그런 그의 천재성과 자유로움을 사랑하는 베를렌느가 감성과 육신과 영혼을 나누는 과정에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 랭보를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진짜 리즈 시절이 담긴 작품으로 그의 팬들이 즐겨 찾는 영화이기도 하다.

3. 킬 유어 달링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등 비트 세대 작가들의 인생을 바꿔버린 드라마틱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킬 유어 달링'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데인 드한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1944년 비트 세대라 불린 청춘 작가들과 그 중심에 있던 치명적 뮤즈 루시엔, 이들의 삶을 뒤바꾼 그날 밤의 충격적 사건과 비밀을 다루며 스릴러라는 장르로 동성애 주제를 표현했다.

4. 왕의 남자

조선시대 연산군 재위 시절 광대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시대극 '왕의 남자'는 국내 개봉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영화는 왕을 연민하는 자유로운 광대와 그 자유가 부러운 왕, 그리고 장녹수와 벌이는 슬픈 로맨스가 더해진 독특한 내용을 그리는데, 당시 신인배우였던 이준기가 광대 공길이 역할을 맡아 여자보다도 수려하고 매혹적인 외모를 뽐내 남자든 여자든 그의 역할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5.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룩스의 단편소설을 각색해 영화화한 '브로크백 마운틴'은 1960년대 와이오밍 주와 텍사스 주의 목장을 무대로 두 카우보이의 가슴 시린 사랑을 그린 영화다. 1963년 여름 계절노동자로 소몰이를 위해 산간지역에서 만난 두 젊은 카우보이가 예기치 않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진 뒤에도 잊지 못해 다시 만나게 되는 애절함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6. 패왕별희

영화 '패왕별희'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남성성을 거세당하고 경극 '패왕별희'의 여주인공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는 두지의 인생을 중심으로 그가 사랑한 시투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제는 많은 이들이 '명작', '고전'이라 부를 정도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더불어 영화 '패왕별희'에서 두지 역을 연기한 이후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장국영의 개인사까지 오버랩 되며 ‘패왕별희’는 오늘까지 여러 의미에서 수작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7. 로드무비

영화 '로드무비'는 영화 제목처럼 길 위에서 사는 남자 대식이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에서 길 위로 쫓겨난 남자 석원을 돌보기 시작하다 둘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도중에 한 여자 일주가 합류하면서 세 사람 사이에 엇갈린 사랑이 펼쳐지기 시작하며 세 사람의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여행기를 그린다. 황정민은 인터뷰에서 동성애 키스신과 베드신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져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였다고 밝혔지만, '로드무비’는 황정민에게 또 한 번 빠질만한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8. 캐롤

지난겨울 개봉 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캐롤'은 감독 토드 헤인즈가 소설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동성애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이었던 1950년 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두 여자의 사랑을 그린다. '캐롤'은 여느 퀴어 영화와 같이 사람과 사람의 사랑에 있어서는 남녀의 구분이 본질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토드 헤인즈만의 개성 넘치는 연출과, 매력 넘치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연기로 풀어낸다.

9. 아가씨

올해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여자들의 사랑을 담는다는 점에서 크랭크인부터 영화팬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조선, 귀족 아가씨 히데코,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하녀 숙희,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면 장면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영상미, 두 배우 김민희와 김태리의 케미, 탄탄하고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로 두 여성의 사랑을 보편적인 감정으로 펼쳐낸다.

10.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언뜻 보기엔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사랑 이야기다. 남자에게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고등학생 소녀 아델이 우연히 파란 머리의 엠마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여느 커플처럼 보통의 연애를 하고 장애를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주인공이 레즈비언 커플일 뿐,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전형적인 멜로 영화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