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때쯤이면 재등장하는 남장여자 드라마

잊힐 때쯤이면 재등장하는 남장여자 드라마 남장여자 드라마의 짜릿한 매력 글 :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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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는 '남장 여자'라는 소재를 꾸준히 사랑해 왔다. 성을 숨긴 사랑이라는 소재는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짜릿한 로맨스,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 여배우의 중성적이고 터프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것과 동시에, 남장을 벗는 순간 여성성을 드러내며 180도의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또 그럼으로써 남주인공과의 사랑이 맺어지는 등 극적인 전개가 이루어지는데, 이미 예상한 전개이면서도 드라마 전개에 마음이 뺏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사랑받았던 남장여자 소재의 드라마는 무엇이 있을까. '커피 프린스'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10편의 남장여자 드라마를 소개한다.

1. 아름다운 그대에게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일본에서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연재되며 약 1,700만 부의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인기 만화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부상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강태준의 재기를 돕기 위해 금녀의 구역인 남자 체고에 위장전학 온 남장 미소녀 구재희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린 안구정화 청춘 로망스. 설리가 남장 미소녀 구재희 역을, 샤이니 민호가 스타급 높이뛰기 선수인 남자 주인공 강태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2. 커피프린스

여전히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고 있는 '커피프린스'는 커피프린스라는 이름의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네 청춘들의 일과 꿈,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생계유지를 위해 남장을 하고 커피 프린스의 종업원이 되는 남장 여자 고은찬 역을 윤은혜가, 제멋대로의 성격을 가진 커피프린스의 사장 한결 역을 공유가 맡았다. 윤은혜의 실감 나는 미소년 연기, 두 배우의 역대급 케미, 주연급 조연인 이선균과 채정안의 독특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3. 바람의 화원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조선 후기 천재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삶과 그림을 다룬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문근영이 갓을 쓰고 도포를 둘러 남장을 하고 조선 후기 최고 화가 신윤복을 연기했다. 원작 소설에서 신윤복은 실제로는 여자이나 도화서 화원이 되기 위해 남장을 하는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 몇 점의 그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신윤복의 베일에 싸인 삶과 그의 그림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문근영의 소년미 뽐내는 남장 연기는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까지 했다.

4. 미남이시네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는 수녀였던 고미녀가 오빠 고미남이 가꿔온 가수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꽃미남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앤젤의 일원이 되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성장 스토리다. 박신혜는 극중 일란성 쌍둥이 고미남과 고미녀 역을 함께 맡아 그동안의 청순하고 순수한 느낌과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과 볼드 한 스터드 장식의 가죽 팔찌, 스키니 한 팬츠와 하이컷 운동화로 발랄한 아이돌 그룹의 패션을 한껏 뽐내며 1인 2역 연기를 소화했다. 박신혜의 미모에 못지않은 장근석, 이홍기, 정용화 등도 같은 아이돌 그룹 멤버로 출연해 많은 소녀팬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다.

5. 다모

화려한 액션과 함께 세 남녀 주인공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무협 멜로 '다모'에선 남자 고수들과의 대결에서도 뒤지지 않는 무공을 갖춘 좌포청 여형사를 그린다. 여성과 신분이라는 두 ‘굴레’ 때문에 고통받지만, 사랑과 일 모두에서 경계를 넘어서는 조선시대 여성의 새로운 모습이 그려지면서 많은 마니아들을 불러 모아 '다모 폐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굳이 남장이라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지만 화장기 없는 얼굴로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인 하지원의 중성적인 모습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6. 쾌도 홍길동

홍길동을 소설 속의 바른 사나이가 아닌 인간적인 캐릭터로 재창조한 퓨전 코믹 사극 '쾌도 홍길동'에서 성유리는 그동안의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신분을 모르고 살아온 남장여자 같은 '왈패' 허이녹으로 변신해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허이녹은 여자 저고리 보다 할아버지 옷을 훔쳐 입는 걸 좋아하는 인물로, 깜찍함, 청순함, 카리스마 등 다양한 모습을 서보임과 동시에 고난도의 무술 연기를 직접 소화해 연기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7. 구르미 그린 달빛

백만 독자를 설레게 한 동명의 웹 소설을 드라마화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조선 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 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궁중 로맨스로,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루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김유정은 극 중 내시로 위장하고 궁에 들어가는 ‘홍라온’ 역을 맡아 남장 연기에 도전했다. 김유정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윤은혜의 연기를 참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 드라마의 잘 짜진 전개, 박보검과 김유정의 역대급 케미, 아름다운 영상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 잘 키운 딸 하나

박한별은 2013년 SBS 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에서 황소간장 가문의 넷째 딸 장하나 역할을 연기했는데, 엄마와 언니들을 위해 본래 성인 여자가 아닌 남자로 살아가는 ‘생존형 남장여자’ 캐릭터인 만큼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생머리를 쇼트커트로 싹둑 자른 것만으로도 드라마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아들로 살게 된 딸의 호쾌한 성공 스토리를 담은 '잘 키운 딸 하나'는 박한별의 자연스러운 남장 연기뿐 아니라 비교적 막장 요소 없는 밝고 건강한 가족 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다.

9. 성균관 스캔들

‘성균관 스캔들’은 베스트셀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조선시대 성균관을 배경으로 하는 성장 멜로드라마로, 사극에서 언제나 배경에만 머물렀던 성균관을 주 무대로 하는 ‘조선시대 캠퍼스 청춘 사극'을 그린다. 극중 박민영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장을 하고 성균관에 입성한 김윤희 역을 연기하며 믹키유천, 송중기, 유아인 등 사이에서 아슬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남장 연기를 선보인 박민영은 2010년 KBS ‘연기대상’ 여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10. 기황후

드라마 '기황후'는 실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인 기황후의 사랑과 투쟁의 대기록을 다룬 드라마다. 하지원은 '기황후'에서 공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장을 한 채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원나라 황태제의 목숨을 구하는 과정에서 여자임이 밝혀져 결국 공녀가 되는 기승냥 역을 맡았다. 하지원은 기존 드라마의 남장 여자를 참고하지 않고, 특히 남장이라고 해서 목소리를 보이시하게 낸다거나 과하게 액션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예쁜 남자로 보이기 위해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