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장소로 딱! 연남동 중식당 ‘중화복춘’

데이트 장소로 딱! 연남동 중식당 ‘중화복춘’ 연남동 중식 맛집 글 : 원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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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리 맛집이 집결된 연남동. 전통이 깃든 곳들이 많은데, 갈 때마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한 번씩 들리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어떤 곳은 소문대로 맛있는 반면, 다른 어떤 곳은 소문만도 못한! 음식 맛이 훅 변해버린 집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오래된 중국 요리 맛집에 대한 신뢰도가 한 단계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연트럴파크’를 돌아다니던 중 오픈 한지 3달여 정도 된 ‘중화복춘’을 만나게 됐다. ‘얼마 안 된 곳이 과연 중국 요리의 깊은 맛을 낼 수 있을까?’라며 반신반의 했던 나는 음식을 다 먹은 뒤 반신반의했던 마음을 반성했다.

외관 간판이 눈에 띄는 ‘중화복춘’. 새파란 배경에 금색 테두리가 쳐져있고, 금색 글씨로 ‘春福華中’이라 새겨져 있다. 건물 반 지하에 자리해있는 이곳은 외부에서 주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창문이 열려있는 게 특징이다. 중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왠지 중국에 이런 식당이 있을 법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달까!

가게에 들어서니 직원 한 분이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다. 오후 2시가 넘어 갔는데도 손님들은 꽤 있었고, 우리는 얼마간의 웨이팅 후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입구 쪽을 구경했는데 오픈된 주방 쪽엔 키핑(Keeping)된 술과 식기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른 한 쪽엔 중국어로 쓰인 요리책이 있었다. 읽고 싶지만 모국어만 잘하는 터라 읽지 못했다^_ㅠ.

입구와 바로 이어진 내부는 어두운 편인데, 샹들리에와 곳곳에 자리한 작은 조명들이 우아한 불빛을 내뿜고 있어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또 다른 내부는 커다란 창문이 있어 밝았는데 자리 안내는 안쪽으로만 해주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회색 벽돌이 내부 벽면을 가득 메워놨고, 독특한 문양의 선반에는 책과 키핑(Keeping)된 술, 찻잔 등이 놓여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는 원목으로 이뤄져 있었고, 따로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아도 의자가 칸막이처럼 돼있기 때문에 함께 온 사람들과 편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15분 정도 웨이팅을 한 다음 자리에 앉았는데 잘 정돈된 식기가 미리 자리해 있었다. 찜통 안에 명이 나물과 자차이(짜사이)가 유리병에 각각 담겨 나오고, 차가운 물 안에는 생우엉이 들어 있다. 우엉차 맛은 딱히 나지 않았지만 생수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좋았다.

두꺼운 나무판 안에 금색으로 투박한 붓질을 한 이 판때기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바로 메뉴판이다. 고급 일식집 메뉴판 느낌이랄까. 순간 스스로가 부유한 사람이 된 기분이 살짝 들었다(껄껄). 메뉴는 크게 코스•일품•탕•계절•식사 등으로 나뉘어 있고, 다양한 주류가 있다. 참고로 메뉴 이름이 보이는 사진들은 외부 입구에 놓여 있던 것을 찍은 것이다. 나는 목화솜 과일탕수육’(小 16,000원)과 어향가지회반(덮밥, 7,000원), 천면장면(산둥자장, 9,000원)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면 주방장님께서 유창한 중국말로 솰라솰라하시는데, 그 말을 들으니 ‘우리 음식이 나온 걸까?’ 하며 설레기 시작했다. 맨 먼저 나온 ‘목화솜 과일탕수육’은 새콤달콤한 과일 소스가 진하게 느껴졌다. 튀김에 싸인 등심이 두툼하니 실해서 좋았고, 식어도 눅눅하지 않아 맛있었다. ‘어향가지회반’은 살짝 매콤하면서도 담백했고, 해물과 버섯이 가득한 ‘청면장면’은 자장의 단맛이 잘 베어져 있어 계속 후루룩 짭짭 먹게 되는 매력 있는 음식이었다. 요리를 시키면 후식으로 달달한 ‘블루베리 단팥 시미로’가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