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찬 전통시장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찬 전통시장 정이 있어 더욱 풍성한 전통시장 먹거리 글 : 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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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미는 없어도 특유의 정(情)이 있어 자꾸 가고 싶은 곳,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가득한 곳, 바로 전통 시장이다. 투박하지만 나름 소중하게 진열해 놓은 물건들은 정겹다. 하나씩 천천히, 부담 없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경하다가 허기진다면 시장의 갖가지 먹거리로 요동치는 뱃속을 달래줄 수 있다. 국민 간식 떡볶이부터 다양한 주전부리, 시장마다 색다른 먹거리까지 어느 곳에서든지 우리 입은 즐거울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전통 시장에서 소문 난 먹거리를 소개한다.

1. 광장시장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자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시장. 한복, 의류부자재, 옷감, 식품, 잡화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들이 많다. 청계천 근처에 위치해 가볍게 산책을 하기도 좋고 종묘와 동대문,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와도 인접해서 볼거리가 더욱 더 풍성하다.

그 규모답게 먹거리도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빈대떡과 마약김밥이 유명하다. 이곳 저곳에서 부쳐내는 녹두 빈대떡의 냄새는 코와 침샘을 절로 자극한다. 바삭바삭 노릇하게 구워낸 푸짐한 빈대떡에 고기완자, 막걸리까지 마셔도 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든든하게 배 채우기에 안성맞춤. 마약김밥은 간단한 채소가 들어간 꼬마김밥에 간장, 식초, 겨자를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데 특별히 엄청 맛있지는 않지만 이 소스 때문에 자꾸자꾸 생각난다는 후문.

2. 남대문시장

없는 물건 찾는 게 더 쉽다는 남대문 시장은 회현동 일대에 만여 개의 점포가 모인 만물시장이다. 아동복, 성인의류, 액세서리, 전자제품, 안경, 농수산물, 주방용품, 공산품, 토산품, 수입상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해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 명소 중 한 곳.

남대문 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호떡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남대문 시장의 호떡 명성을 드높인 것이 바로 야채호떡이다. 한번 맛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이 호떡은 특별 제조한 간장 소스를 발라주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느끼함을 한번에 잡아주면서 맛을 더한다. 그리고 안에는 잡채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단돈 천원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3. 통인시장

서촌 한옥마을에 갔다가 들르게 되는 통인 시장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로 시설이 현대화 되고 즐길 거리는 물론 추억을 부르는 다양한 군것질부터 주전부리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현금 대신 엽전으로 환전해 도시락을 구입해 먹는 ‘도시락 카페’가 인기다. 1냥당 500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장 전용 엽전으로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원하는 음식을 골라 담고 계산하면 된다. 통인 시장의 명물 간장맛, 매운맛의 기름 떡볶이부터 각종 전과 잡채, 계란 말이 등 푸짐한 반찬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도시락을 채워 카페로 돌아와 (필요하다면) 밥과 국을 각각 천원씩 계산하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4. 황학동 시장

일상에서 사라져 더 이상 찾기 힘든 물건을 만날 수 있는 곳. 예전부터 구제와 중고 물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던 서울 최대의 벼룩시장이었다. 각기 사연이 있어 보이는 골동품이 즐비한 이 곳은 무한도전 방송을 타면서 ‘동묘 스타일’로 더욱 더 유명해졌다. 근처에 완구 시장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할아버지 손 칼국수에서 3천원에 행복을 느껴보길 바란다. 허름한 실내 분위기좌석도 얼마 없다. 칼국수 역시 특별한 고명 없이 김 가루가 전부이지만 먹는 순간 시원한 국물 맛에 먼저 반하고 직접 반죽한 듯한 쫄깃한 면발에 다시 한번 감동하게 될 것. 생생 정보통에도 방영되었던 숨은 맛집.

5. 망원시장

최근 젊은 예술가들이 망원동으로 많이 유입되면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망원동. 그 중심에 망원시장이 있다. 주변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소규모 포장과 장보기 서비스, 배송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의 현대화에 힘쓰며 전통 시장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수제 고로케와 닭강정, 오징어 튀김 김밥을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1개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따끈따끈한 고로케를 맛 볼 수 있고 장미여관의 육중완 단골 집이라고 더욱 더 유명해 진 닭강정 가게는 다양한 양념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쉽게 볼 수 없는 닭똥집 튀김도 별미. 마지막으로, 얇은 튀김옷을 입혀 바삭 하게 튀겨낸 오징어를 김밥 속 재료로 사용한 오징어 튀김 김밥도 독특하면서 그 맛이 정말 훌륭하다.

6. 영천시장

서대문구 독립문 근처에 있는 영천시장은 아케이드 타입으로 새롭게 리뉴얼 되면서 쾌적함과 편리함이 더 해졌다. 통인시장의 엽전 도시락에서 모티브를 갖고 온 듯한 ‘고루고루 도시락 뷔페’가 새롭게 선보이면서 근처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SBS 스타킹과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달인 꽤배기는 천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무려 4개를 건네준다. 설탕을 고루 묻힌 달콤함에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꽈배기는 예술. 오후 늦게 가면 다 팔리고 없으니 2시 이전 방문할 것을 추천.

7. 신진시장

동대문 쇼핑몰과 가까운 신진시장. 시장의 한 가운데에는 옷을 수선하는 분들이 자리 잡고 바로바 로 수선을 해 줄 정도로 정말 많은 옷 가게들이 있다. 군용 용품이나 제복 등을 파는 특수 상점들도 많고 아웃도어 제품을 파는 매장도 많이 생겼다.

바삐 움직이는 동대문 상가 사람들에게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가 되어 버린 이 곳에는 곱창과 닭한마리 칼국수가 유명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의 곱창을 만나볼 수 있는 곱창 골목은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 오며 단골도 많이 생겼다. 외국인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닭한마리 칼국수는 국물과 소스 맛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

8. 원당시장

관악구의 대표 전통시장 원당 시장은 인헌시장이라고도 불리는데 꾸불꾸불 시장 골목이 아니라 일자형으로 되어 있어 보다 쉽게 전통시장을 즐길 수 있다. 관악산 등산객들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이 자주 찾는 이 곳은 여느 전통 시장답게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장 안에 있는 미도 정육식당은 1++한우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저녁 시간 때에는 항상 웨이팅이 있다는 것. 1층 정육점에서는 고기를 팔고 지하 식당에서 상차림 비 3천원을 받고 고기를 구워준다. 마장동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중간 유통 마진 없이 조달되기 때문에 질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9. 화곡본동시장

동네에 있는 작은 전통시장이지만 먹거리는 넘쳐난다. 표고버섯으로 만든 수제만두, 찰수수부꾸미, 메밀 전병 등 흔치 않은 주전부리도 인기다. 그 중에서도 화곡본동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곳은 바로 영양 족발. 그 날 판매할 만큼만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늦게 가면 빈손으로 돌아올 수 있다. 넓은 홀에도 늘 손님이 북적북적이고 포장 손님들로 긴 줄도 쉽게 볼 수 있다. 야들야들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에 누린내 없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홀에서 먹을 경우에는 순대국 무한리필과 순대 한 접시도 제공되는 푸짐한 인심은 덤.

10. 새마을 시장

잠실야구장과 석촌호수에서 가까운 신천역 3번 출구의 새마을 시장은 생긴지 45년이 넘은 재래식 시장이다. 시장 안을 들여다 보면 전통시장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듯한 인테리어의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때문에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나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이곳에서 먹거리를 포장 해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 단연 인기는 바로 깻잎 닭강정이다. 테이스티 로드 TV 프로그램에도 방영된 적이 있는 이 곳은 깻잎으로 닭을 한번 싸고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곳으로 깻잎 특유의 향으로 깔끔한 맛을 더 해 준다. 3명이서 먹을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도 단 돈 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