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집 TOP 10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집 TOP 10 겨울을 앞둔 계절 차 한 잔과 읽기 좋은 시집 10권 글 :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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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문학의 다른 장르인 '소설'과 꽤 다른 힘을 갖고 있다. '소설'은 이야기의 힘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감동시키지만, '시'는 이야기의 힘보다는 언어가 엮어내는 순간의 충격적인 감동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그래서일까. 소설보다 시에 더 높은 장벽을 느끼는 이들이 더 많은 편인 듯하다. 하지만 최근 대중매체와 SNS 등의 영향으로 시/에세이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바, 겨울을 앞둔 지금 시를 시도해보려는 당신에게 추천할 만한 시집 10권을 소개한다. 인터파크도서가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시집으로 발표한 10권을 살펴본다.

1.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로 잘 알려진 저자 김재진이 저마다 인생의 무게를 지고 삶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 이들을 격려하는 90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인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는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우리 시대 모든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어주는 책이다. 2015년 개정 출간에 맞추어 세계적인 작곡가 마이클호페의 'The Parting' 등 치유와 위안을 주는 명곡들이 수록된 동명의 음반이 함께 발매되기도 했다.

2.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류시화 시인이 8년에 걸쳐 치유와 깨달음의 시를 주제로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낸 책이다. 이 시집에는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1세기에 걸쳐 시대를 넘나드는 유명, 무명 시인들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서양의 여러 명상 센터에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시'라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장르 '힐링 포엠'을 표방한 책으로 시가 갖는 치유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3.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신선하고 파격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와 사진을 넘나드는 전방위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신현림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90편을 모아 시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을 출간했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예쁜 지도 모른 채 방황하고 있는 딸들을 생각하며 시를 골랐다고. 이 책은 시를 통해 넘어져 아파도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는 힘을 얻게 되길,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따뜻한 응원가이다.

4. 서울 시

전직 디자이너였으며 글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없는 저자 하상욱이 평소 생활 속에서 반짝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옮겨 적고, 이같이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글들을 모아 출간한 시집 '서울 시'. 그는 먼저 SNS로 자신의 글을 사람들과 나누었는데, 단 몇 줄의 짧은 글들로 10만 유저의 머리와 가슴을 관통하면서 종이책으로까지 출간이 된 것이다. 본 책은 119편의 시, 번외 편으로 알려진 카피 같은 산문 총 5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10대부터 40대, 그리고 50대까지 두루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서울 시'는 연령이나 가치관, 종교, 지역색 등에 구애받지 않는 지극히 캐주얼하고 흥미로운 시를 선사한다.

5. 순간의 꽃

'순간의 꽃'은 1958년 <현대 문학>에 <봄밤의 말씀>, <눈길>, <천은사운> 등을 추천받아 등단한 유명 시인, 고은의 시집이다. 시집은 제목 없이 단장들을 죽 잇대놓은 일종의 선시집으로 시인의 몸을 통해 순간순간의 감응과 깨달음의 정화, 그 순정한 관찰록을 담고 있다. 일상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또 그러하기에 한 사람, 한 생명의 삶 또한 결코 가벼울 수 없음을 간파하고, 그 일상의 순간을 정말 '시'다운 함축과 절제로 표현하고 있다.

6.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한국어 사용과 창작이 금지되었던 1941년, 우리말 시집 출간을 추진하였으나 무산되고 윤동주가 일생의 문우 강처중과 정병욱에게 남긴 육필 원고가 기적적으로 보존되어, 그의 사후인 1948년에 친지들의 도움으로 출간된 시집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는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주옥같은 시 31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조국을 마음으로 지켜낸 한 청년 윤동주의 뜨거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7. 서울 시2

20만 명의 공감을 얻은, SNS 시인 하상욱의 두 번째 시집. '서울 시' 제2권은 전자책으로는 이례적으로 1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된 콘텐츠 '서울 시'의 후속작으로, 기발한 발상에 담긴 평범한 감성을 엿볼 수 있는 감상 시집이다. 이 책은 1편과 같이 SNS는 물론 인터넷 포털에서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며 인기를 끈 하상욱 시인의 짧지만 공감 가는 다양한 시편들을 엮었다. 본 책은 1권과 마찬가지로 전자 시집에서 발표된 시를 포함해 시는 총 140편, 번외 편으로 알려진 카피 같은 산문은 총 7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8. 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

섬세한 감정과 그리움이 가득한 문체로 마음을 그리는 작가 김준의 세 번째 작품 '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는 누군가에게는 사랑, 이별, 그리움, 슬픔으로 다가오는 시들로 가득 차 있다. 시 하나하나에 담긴 문장 하나, 어휘 하나에 작가의 마음을 불어넣었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 키워온 그의 감성적인 필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시에 이혜민 화가가 그려낸 우리네의 정서와 그리움이 가득한 작품이 어우러져 독자에게 한 폭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사한다.

9.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2008년 '젊은 시의 언어적 감수성과 현실적 확산 능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을 받으며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박준 시인의 첫 시집이다. '작고 소외된' 것들에 끝없이 관심을 두고 탐구하고 싶다는 박준 시인이 받아들이는 이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죽음의 순간들에 대한 사유가 짙게 담겨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시인의 어조는 독자들을 더 슬프게 한다.

10.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광수생각', '참 서툰 사람들'의 인기 저자 박광수가 전하는 시 모음집이다. 힘들었던 시절 자신을 붙들어주는 힘은 다름 아닌 '시'였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10대 시절을 측은한 눈으로 돌아보게 만들고, 막연히 모든 것이 두려웠던 20대 시절을 이해하게 만들었으며 파란만장했던 30대 시절을 웃음으로 껴안게 만든 시 100편을 골라 엮었다. 이 시집에는 어려운 시, 교과서에 실려 유명해진 시가 아닌, 우리 삶의 모습과 감정을 가장 쉬운 언어로 노래한 시들이 모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