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정 다 떨어지는 애인의 카톡 한마디

카톡으로 알아보는 연인과 다툴 때 정 떨어지는 한 마디! 한 번 떨어진 정은 다시 붙일 수 없어 글 : 권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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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의 싸움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중 카톡에서의 싸움은 특히 더 불꽃이 튀는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얼굴을 보지 않은 채 텍스트로만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표정이나 심리를 명확하게 읽을 수 없기 때문. 이 때 종종 등장하는 명대사들이 있는데, 이 명대사들은 싸울 의지마저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어마어마한 비호감수치를 가졌다. 있던 정 없던 정 다 떨어지게 만드는 연인들의 한 마디를 모아 보았다.

뭐가 미안한데?

이 문장을 보자 머리를 쥐어 잡으며 소리를 지르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만큼 연인의 숨통을 턱턱 막히게 하는 대표적인 한 마디로 다툴 때 빠질 수 없는 단골 멘트이기도 하다. 사실 질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야 정말로 뭐가 미안한 건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묻는 것이다. 그러나 대답해야 하는 입장에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대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묻는 것 자체에 정이 떨어질 수 있다.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육하원칙으로 대답하지 않는다면 다툼의 무한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도 이제 지친다

얼굴은 보고 있지 않지만 저절로 한숨 쉬며 세상 다 살았다는 표정이 눈에 그려지는 유형이다. 나도 이제 지친다, 너 사람 지치게 한다, 질리고 지겹다 등등. 이제 그 다음 말은 안 들어도 뻔한 것이 아닐까? 헤어짐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말로 이별이 등 뒤에 바싹 따라 붙었다는 것을 직감하게 하는 한 마디이기도 하다. 다툼의 종결을 이별로 장식하고 싶다면 이 한 마디를 써보도록 하다. 군데군데 붙어있었던 정들이 실망감과 함께 우수수 떨어져 버릴 테니.

됐어

도대체 뭐가 됐다는 건지. 제대로 문제를 해결 해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에 정이 훅훅 떨어지는 경우이다. 연인끼리 다투는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인 것부터 해결하려 드는 유형과 그렇지 않은 유형. ‘됐어’의 경우에는 후자의 유형으로 다툼의 원인을 해결해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체념하고 단념하는 것이 주특기이다. 결국 쌓이다 보면 언젠가 곯아 터져버릴 문제들을 당장의 스트레스 땜에 외면하는 이들에겐 만남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느껴져 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 바 없잖아

제가 그 쪽 애인 맞아요? 저 사랑하는 거 맞아요? 라고 반문하고 싶은 한 마디이다. 물론 연인 사이의 적정선의 사생활은 보장되어야 하는 게 맞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차갑고 날카롭게 말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마치 남인 양 이야기하는 애인을 보고 있자면 정과 함께 눈물이 뚝뚝 떨어질지도 모른다. 이제는 다툼의 원인에서 벗어나 이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로 또 다른 다툼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유형이다.

그래서 뭐?

도대체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문을 막히게 하는 한 마디이다. 네가 화를 내던 짜증을 내던 나는 내 할대로 하겠다는 배 째라 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앞의 ‘알 바 없잖아’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말을 했다는 것 자체로 또 다른 다툼을 불러일으키기에 딱 좋은 한 마디이기도 하다. 세상 다정했던 애인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얼음처럼 차가워진 모습으로 ‘그래서 뭐?’라고 묻는 애인을 볼 때면, 내가 알던 그 사람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 저절로 거리감이 느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