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플레이스] 직장인들의 휴식을 위한 쉼터, '수면카페' 체험 후기

[데일리 플레이스] 직장인들의 휴식을 위한 쉼터, '수면카페' 체험 후기 야근과 회식에 지친 직장인들, 주목! 글 : 안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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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직장인들이 왜 그렇게 피곤해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밤새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친구들이 직장인이 되자 밤 10시, 11시면 잠자리에 들곤 했다. 너무 피곤해서 휴일에도 새벽까지 놀 수 없는 '저질체력'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친구들이 왜 이렇게 나약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고 친구들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원지하철을 타고 콩나물시루가 되어 출근을 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바쁘게 업무를 하다 보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듯한 기분이었다. 한 달, 두 달, 그렇게 일 년이 지나면 적응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어쩌면 피로가 누적되어 더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것 같다. 야근이나 회식이라도 한 다음날에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괴로울 정도다.

최근 이러한 직장인들을 위해 도심 속에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등장했다. 바로 '수면카페'가 그것이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안마의자에서 뭉친 근육을 풀 수도 있다고. 지금 엄청난 피로감을 느끼고 있거나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올 것만 같다면 주목하길.

낮잠을 잘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요즘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 잠실, 명동, 홍대, 영등포 등에 수면카페가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보통 카페는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인데, 수면카페면 잠도 자고 음료도 마실 수 있는 걸까.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데일리라이프는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쉼스토리'라는 수면카페를 방문했다.

외부 표지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내렸더니 좌측에 '쉼스토리' 출입구가 등장했다. 출입구의 우측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 내역과 영업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아늑한 분위기와 기분 좋은 향기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이용방법 및 요금은?

우선 쉼스토리에서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살펴보았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TV를 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마루'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마루', 침대에 드러누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꿈마루', 뭉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시원마루' 등 총 네 가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서비스 이용요금에 음료 값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비싼 편은 아니다.

야간에는 자유이용권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오후 5시부터는 13,000원, 오후 7시부터는 10,000원만 지불하면 쉼스토리의 모든 테마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침대나 안마의자 없이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더욱 저렴한 라운지 야간 무제한 이용권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식은 물론 주류 반입(맥주 기준 1인 2캔까지)도 가능해 더욱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카운터 뒤편에는 신발장이 마련되어 있다. 각 신발장마다 실내용 슬리퍼가 한 켤레씩 들어있는데, 그곳에 있는 슬리퍼를 꺼내 신고 원래 신고 있던 신발은 신발장에 넣어두면 된다. 불편한 하이힐은 잠시 안녕!

조용한 곳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땐?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이용하기 좋은 대화마루(라운지). 여러 명이 함께 둘러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거의 몸을 눕다시피 한 채 TV를 볼 수 있는 빈백도 마련되어 있다. 일반 카페의 경우 좌석이 불편해 오래 앉아있기 어려운 반면 모든 좌석이 푹신해 몇 시간이고 내 집처럼 편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겠다.

벽면에는 아늑한 조명과 함께 겉옷을 걸어둘 수 있는 옷걸이가 비치되어 있다. 각 좌석마다 높지는 않지만 파티션이 마련되어 있어 조금 더 개인적인 공간 같은 느낌이 든다. 뿐만 아니라 다섯 가지 보드게임이 준비되어 있어 휴식시간을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여러 명의 친구들과 함께 왔을 때 즐기기에 좋겠다.

대화마루와 달리 쉼마루(휴게석)에서는 좀 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분리된 공간에서 빈백에 앉아 TV를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혼자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는 대화마루보다 쉼마루를 이용하는 편이 낫겠다.

어제 달렸더니 피곤한데, 잠깐 눈 좀 붙여야겠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야근과 회식. 하지만 야근이나 회식을 하고 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피로가 두 배로 찾아온다. 이때 이용하기 좋은 곳이 바로 꿈마루(수면실)다. 작은 커튼이 붙어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조명과 포근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다. 단 꿈마루를 이용할 경우에는 침구 정리비 1,000원이 추가된다.

푹신한 침대에는 포근한 침구와 함께 온열매트가 깔려있다. 추운 겨울에 사용하면 좋겠다. 침대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는데, 따뜻한 느낌이 가득한 조명과 작은 쓰레기통, 물티슈 등이 올려져 있다. 또한 꿈마루 이용 시에는 1,000원에 수면바지를 대여할 수 있는데, 두 가지 종류의 수면바지가 준비되어 있다. 하나는 흔히 '수면바지'하면 떠오르는 보드랍고 도톰한 재질의 수면바지고, 다른 하나는 얇은 파자마 바지다. 도톰한 수면바지를 입기에는 더운 계절이기 때문에 얇은 파자마 바지를 대여했다.

침대 맞은편에는 TV가 걸려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고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침대 옆에 헤드폰도 준비되어 있다. 처음에는 앉아서 TV를 시청하다가 편안한 자세로 눕더니, 그대로 헤드폰을 빼고 잠이 들어버렸다.

꿈마루를 직접 이용해본 결과, 침대가 정말 아늑하고 포근했다. 혹시라도 침대나 수면바지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했다. 다만 칸막이가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칸막이를 너무 높지 않게 만든 것 같은데, 키가 큰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혹시라도 눈이 마주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어깨가 뻐근한데, 안마 좀 받아볼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항상 어깨가 뭉쳐있을 것. 시원마루(안마석)에서는 뭉친 어깨와 등, 허리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시원마루는 금액에 따라 최소 30분부터 최대 1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30분은 너무 아쉽고, 1시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해 45분을 선택했다.

친절한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안마의자에 앉았다. 사실 안마의자에 앉을 때까지만 해도 무언가 불안했다. 평소 찜질방에 가면 꼭 안마의자를 사용할 정도로 안마의자를 좋아하는데, 보다시피 키가 작은 편이어서 안마의자에게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일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목 마사지를 할 수 있어서 시원하다는데, 앉은키가 작아 목이 있어야 할 위치에 머리가 있으니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것이다. 혹시 오늘도 안마의자에게 뒤통수를 맞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다행히 직원분이 안마의자를 뒤로 젖혀주셔서 뒤통수는 무사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안마의자인 만큼, 위생관리에도 힘쓰고 있었다. 일회용 덧신을 제공해 덧신을 신은 다음, 안마의자에 다리를 끼워 넣었다. 안마의자를 45분 동안 체험하고 나서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해봤을까. 안마의자가 쉴 틈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절대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뭉친 근육이 풀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숙면을 취했다.

직장인들의 만성피로를 해결해줄 진짜 쉼터

직접 체험해본 수면카페는 '상상 그 이상'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만약 음료 값을 따로 지불해야 했다면 조금 비싸다고 느꼈을 텐데, 서비스 이용요금에 음료 값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요즘 대부분의 카페에서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4,500원 정도니까.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니, 끌리지 않을 수가 없다.

굳이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면카페를 방문할 경우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싫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글감을 위해 수면카페를 방문한 데일리라이프 기자들도 연신 '회사로 돌아가기 싫어요'라는 말을 반복했을 정도니까.

과도한 업무와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야근, 끝없이 달리는 회식 때문에 피로가 가득하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까운 수면카페에서 잠깐 눈을 붙여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피로가 말끔하게 사라지는 그날까지, 직장인과 수면카페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