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착실한 학생이었던 '학벌 좋은 래퍼'

생각보다 착실한 학생이었던 '학벌 좋은 래퍼' 명문대, 입학은 했으나 중퇴한 경우가 더 많다 글 : 이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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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은 곧 ‘저항의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일까. 왠지 모르게 힙합 뮤지션 하면 체제에 저항하면서 살아왔을 것만 같은 막연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의외로 제도 교육 내에서 충실히 학습하며 명문대까지 진학한 이들이 적지 않다. 중학생 때부터 고3처럼 입시에 매달려야만 갈 수 있는 외국어 고등학교 출신 래퍼부터, ‘SKY’ 출신, 더 나아가서는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이들도 있다. 그럼 지금부터 ‘수재’였던 힙합 뮤지션들을 함께 만나보자.

타블로-스탠퍼드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명문대 출신 힙합 뮤지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명문대학교 중 하나인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스탠퍼드에서 학 석사 동시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무려 3년 6개월 만에 석사 학위까지 따냈다. 워낙 믿기 힘든 스펙의 소유자이기 때문인지, 한때 그는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타블로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이력답게 문학적인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벌진트-서울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래퍼 버벌진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지만, 그로도 모자라 지난 2012년에는 한양대학교 로스쿨에 진학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출석의 문제로 현재는 제적 상태라고 한다. 이에 대해 버벌진트는 "로스쿨에서 엄청난 공부량을 견디며 공부 중인 분들께 미안해서 학교 얘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럽다"라며 “로스쿨을 졸업한다는 건 험난한 과정을 넘어서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그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 만한 덕이 없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빈지노-서울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현재 군 복무 중인 래퍼 빈지노는 삼수 끝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08학번으로 입학했다. 화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했던 빈지노는 조소과를 선택한 것에 대해 "고등학교 때 전공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왔는데, 친구가 조소를 하자고 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는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자퇴한 상태이다. 하지만, 아트 크루 IAB Studio를 결성하여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예술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타이거JK-UCLA

사진 : 네이버 뮤직

힙합 대부인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 역시 미국의 명문대인 UCLA에 입학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1997년, 한국의 한 힙합동아리로부터 초청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오게 되었고, 이후 한국에 힙합이라는 장르를 뿌리내리기 위해 활동을 이어 나감으로써 자연스럽게 학업에는 소홀하게 되었고, 끝내 대학을 중퇴하는 결정에 이른다. 이후 그는 동국대학교에서 경영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지구인-서강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힙합그룹 리듬파워의 멤버인 지구인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그는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밥 먹듯이 하면서 ‘서울대 정도는 문제없다’라는 소리를 듣던 수재였다고 한다. 같은 그룹의 멤버인 보이비는 중앙대 정보시스템학과 출신, 행주는 용인대학교 유도학과 출신으로 책이라고는 안 들여다봤을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멤버 전원이 번듯한 학력을 지녔다. 한편 지구인이 방송인이자 작곡가인 유재환의 고등학교 시절 과외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윙스-성균관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현재 힙합 레이블 저스트 뮤직의 수장을 맡고 있는 힙합 뮤지션 스윙스. 그는 수능 입시생이었던 시절, 토익 970점을 맞아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스윙스 역시 여느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 결국 학업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2018년 성균관대학교 축제에 초대된 스윙스는 후배들을 위해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대에 선 것으로 전해졌다.

제리케이-서울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키비, 더콰이엇 등이 소속되었던 힙합크루 소울컴퍼니 출신인 래퍼 제리케이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 재학하던 당시에도 높은 학점을 유지하는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 현대카드에 입사하여 2년간 근무했던 그는 결국 음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이후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뮤지션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고뇌하던 때의 심경을 담은 ‘사직서’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피타입-성균관대학교

사진 : 네이버 뮤직

Mnet의 <쇼미더머니4>, Jtbc의 <힙합의 민족> 등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힙합 뮤지션 피타입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철학을 전공해서인지 그가 쓰는 가사 역시 깊은 사유의 결과라는 게 물씬 느껴질 만큼 철학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한편, 피타입은 IQ가 148 이상이어야 가입 자격이 주어지는 멘사 코리아의 회원으로 밝혀져 대중들을 놀라게 했으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Q 200, 아인슈타인 탄생’이라고 적힌 약식 지능지수 테스트 결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루비룸 박규정-고려대학교

사진 : 박규정 인스타그램

박재범, 식케이, 버벌진트, 더블케이 등 쟁쟁한 래퍼들부터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히트곡을 찍어내는 프로듀서 팀 그루비룸은 요즘 가장 ‘핫’한 힙합 뮤지션이다. 그리고 그 명성답게 힙합뮤직어워즈에서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2년 연속으로 거머쥐기도 했다. 그루비룸은 이휘민, 박규정 2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둘 중 박규정이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부모님께서 “음악을 하고 싶으면 대학부터 가라”라고 했다고. 대학 진학은 정말로 음악을 하기 위한 발판일 뿐이었던 건지, 박규정 역시 고려대를 중퇴한 상태이다.

자메즈-한양대학교

사진 : 인스타그램

Mnet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에 출연해, ‘거북선’을 부르면서 이름을 알린 래퍼 자메즈는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09학번이었다. 하지만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7년, 한양대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자메즈는 이 자퇴서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리면서 "얘들아 세상 앞에 쫄지 말자. 선택은 내가 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고 멋있게 살자. 나부터 해볼게. 4000만 원짜리 졸업장 그 종이 쪼가리 없어도 이미 난 직업을 가졌으니까"라고 자신의 자퇴 이유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