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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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파인 공화당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큰 표를 득표한 이변의 주인공이자, 취임 이래 지지율이 50%를 넘은 적이 없는 최악의 대통령. 역대 최고령의 나이로 취임한 대통령이자 로널드 레이건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셀러브리티 대통령. 그리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대북 관계 진전을 이뤄내며 ‘트황상’이라고 추앙받는 상반된 평가의 인물. 기업인 출신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Donald John Trump. 이하 트럼프, 호칭 생략)의 심판의 날이 곧 다가온다. 지금부터는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통해 ‘명운’이 결정될 예정인 트럼프의 일생을 돌아보고자 한다.

호전적이며 승리에 집착하던 인물

미국의 부동산 사업가이자 백만장자인 프레드 트럼프와 자선가 메리 앤 매클라우드 트럼프 사이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도널드 트럼프는 어린 시절부터 퀸즈의 대저택에서 살아온 ‘금수저’였다. 유년기의 그에게 부친은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중독에 가까웠던 프레드 트럼프에게 철저하게 트럼프를 비롯한 형제들은 철저하게 가업을 배웠다. 특히 경쟁을 주로 이야기했던 프레드 트럼프의 ‘세상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지론은 트럼프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부친의 지론대로 항상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된다.

부친이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집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어릴 때부터 호전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3살 때는 학교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문제를 일으켰으며, 그의 부모는 이를 계기로 규율이 엄격한 뉴욕군사학교로 진학시키게 된다. 초창기에는 군사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그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내에서 최고의 인기남으로 졸업앨범에 등재되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했고 최종적으로는 우수한 성적으로 군사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군사학교 졸업 후에는 베트남전쟁 등에 5차례 징병되었지만,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징병을 유예 받았으며 최종적으로는 징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뉴욕 포덤대학교에서 2년 재학 후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로 편입,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부친을 이어 부동산으로 성공을 거두다

부친의 부동산 개발 회사의 견습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5세가 된 1971년 회사의 전권을 물려받고 사명을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으로 변경하게 된다. 1970년대에 접어들며 트럼프는 고향을 떠나 보다 화려한 생활이 펼쳐지는 뉴욕 맨해튼으로 진출해, 부친도 못했던 매해튼 부동산 사업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부친에게 대출받은 100만 달러로 맨해튼 중심가에 호화로운 고층 빌딩을 짓기 시작한 것인데, 맨해튼의 코모도르 호텔을 사들려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재건축하고, 1983년에는 58층 규모의 ‘트럼프 타워’를 지으며 점차 이름값을 높이게 된다.

미국의 주요 부동산 개발업자로 알려지기 시작한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시작했다.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다수의 건물 프로젝트에 자신의 이름을 라이선스하면서 브랜딩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트럼프의 이름을 빌린 건물들은 뉴욕은 물론 시카고, 라스베가스, 워싱턴 D.C는 물론 두바이, 이스탄불, 마닐라, 인도네시아에도 존재한다. 1997년 9월 대우건설이 한국에 분양한 ‘트럼프 월드’ 또한 이 일련의 과정에서 탄생한 프로젝트였다. 건물뿐 아니라 식료품, 의류, 가구 등 다양한 소비재 제품과 서비스에도 트럼프의 브랜드가 쓰였으며, 여기에서 다수의 제품은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2011년 포브스의 금융 전문가들은 ‘트럼프’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약 2억 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름과 관련된 라이선스는 50개가 넘으며, 브랜드를 활용한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최소 5,9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사업가

1986년이 되었을 때, 트럼프의 재산은 7억 달러를 넘어서고 사회에서는 성공한 사업가의 대명사로 트럼프가 거론됐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을 거둔 트럼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는데, 기업가의 성공에 대한 가이드였던 그 책의 이름은 ‘거래의 기술(거래의 미학, Trump : The Art of the Deal)’이었다.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51주 동안 1위에 오를 정도의 성공이었다. 책의 성공은 다시금 트럼프의 명성을 드높였으며, 30대의 나이에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 순위 26위에 랭크되는 등 이때 사업가 트럼프는 자신의 인생에서 정점을 맞게 된다.

하지만 1987년 주식 시장 붕괴를 맞고 1990년까지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끝없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트럼프도 위기를 겪게 된다.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 순위 선정에서도 밀려나고, 회사는 존폐 위기를 맞았으며 빚은 수억 달러의 규모로 쌓였다. 이 시기 트럼프는 아틀란틱시티의 타지마할, 트럼프 플라자 호텔 등의 회사를 파산시켜야만 했다. 여기에 부인과의 불화설까지 겹쳐지면서 트럼프는 성공한 기업가가 아닌 가십거리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통해 더욱 큰 유명세를 얻게 된 트럼프는 사업 대신 시트콤, 영화 등에 출연하며 사업가, 가십거리를 넘어 셀러브리티로 대중들에게 각인될 수 있었다. 때마침 경기가 다시 회복되고 사업이 다시금 안정세를 맞으면서, 1996년을 기점으로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에도 다시 등재되는 등 트럼프는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대중적인 인지도,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던 정치 야욕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해 트럼프가 TV 매체에 ‘출연진’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2004년부터였다. 견습생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회사 중 하나를 연봉 25만 달러에 1년 계약으로 경영하는 조건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미국 NBC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의 진행자로 나선 것이다. 어프렌티스는 매회 2,0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챙겨보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고, 매회 1명씩 해고를 하며 그가 외치는 “넌 해고야(You're fired)”는 유행어가 됐다. 2007년에는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의 1년 중 가장 큰 이벤트인 '레슬매니아'에 직접 출연하고, 심지어는 프로레슬링 기술의 시전을 받아내는 역할까지도 수행했다.

트럼프가 정치권 출마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은 셀러브리티로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기 전인 1999년이었다. 자신의 유명세를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개혁당에 입당해 대통령에 출마할 것을 실제로 고심했던 트럼프는 당의 내분으로 인해 개혁당에서 손을 떼고 대통령 출마를 고사하게 된다. 뉴욕 포스트나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알려진 개혁당 출마 고려 전인 1988년에도, 아울러 개혁당 사태 이후인 2004년과 2012년에도 대선 출마를 고려했지만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1988년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그는 “대선에 출마할 경우 이길 거라고 본다. 나는 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기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거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역대 대선 최대의 이변, 미국 대통령이 되다

개혁당 경선 탈락 이후 트럼프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민주당 당적을 가졌으며,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공화당에 있다가 잠시 독립당에 머문 후 2012년 다시 공화당으로 복귀했다. 세간에서는 2011년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가 트럼프의 “그는 케냐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조롱하며 답변한 것이 그의 정치행보를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가 만찬 후 만찬장을 재빨리 빠져나갔으며, 정계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트럼프의 맹렬한 노력에 불을 붙였다’고 전한 바 있다. 2015년 6월 16일 그는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초반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2016년 7월 19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되게 된다. 트럼프는 이 과정에서 마르코 루비오, 벤 카슨, 테드 크루즈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1,400만에 가까운 표를 얻으며 공화당 역사적으로도 최대 득표의 압승을 거두는 파장을 일으켰다.

선거 직전까지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80% 이상의 승률로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언론의 예측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총 득표수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밀렸으나 306석 대 232석이라는 선거인단 격차를 내며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다. 그는 선거에서 62,979,879표를 얻었는데, 이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 중 역사상으로도 가장 많은 득표 수였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에서도 아웃사이더로 평가되던 그의 당선을 두고 타임지는 “양당을 모두 공격하며 규칙을 부쉈고, 미래의 정치 문화를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201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11월 6일 중간선거의 결과는?

당선 이후의 그의 행보는 한 마디로 ‘포퓰리즘’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극우로 알려져 있지만 신념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층, 주로 백인 남성층과 블루컬러 노동자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주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아울러 어디까지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런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정점에 서 있는 국가인 미국이라는 점에서 주변국들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파격적인 트럼프의 정치 행적은 미국 내에서도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 성인 배우와의 추문 등 끊이지 않는 스캔들 속에서 위태롭게 정권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의 트럼프에 대한 시각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우려 섞인 시각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대북 관계에서 이전 미국 정부와는 다른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의 성과기도 하거니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이 어느덧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로 급부상하고 대북 관계 진전이 미국은 물론 세계평화를 위한 과제로 떠오르게 된 덕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는 작금, 오는 11월 6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 중간선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심판대의 역할을 하는 중간선거는 트럼프에게는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중간선거의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