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주룩주룩, 영화보다 감동적인 단막극 추천

눈물이 주룩주룩, 영화보다 감동적인 단막극 추천 자투리 시간 때우기 좋은 단막극 추천 글 : 공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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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몰아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때 단막극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보통은 1부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러닝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보니 많은 시간을 할애 하지 않고도 탄탄한 구성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단막극의 특성상 신인 PD들의 신선한 시도도 엿볼 수 있는데 기존의 시리즈 형태의 드라마보다는 훨씬 색다른 테마와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을 때우려 봤지만 나중에는 끝남이 아쉬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짧지만 진한 울림이 있는 인상 깊은 단막극 10편을 소개한다.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

사진 : TVing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

사실 단막극은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tvN에서는 신인 작가들의 데뷔 무대인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서 단막극 10편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스타트 라인을 끊은 것이 바로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로 재미와 창의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떠오르는 충무로의 샛별이라고 불리는 이주승, 김예원, 조수향 등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낮에는 건설회사의 평범한 대리이지만 밤에는 인터넷 로맨스 소설 작가로 활동하는 박대리의 이중생활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냈다.

상권이

사진 : KBS 드라마스페셜 <상권이>

연우의 여름, 저어새 날아가다 등을 집필한 유보라 작가의 작품으로 리얼리즘과 휴머니즘을 담은 드라마다. 극중 인물 상권이는 배우 이문식이 맡았는데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내면서 드라마 내내 몰입하게 했다. 상권이는 정말 지독하게도 운도, 복도 없는 사람으로 어릴 때 가정환경부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까지 한결같은 하류 인생을 살았다. 보는 내내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이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적나라하게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인생에 극적인 반전 없이 불운한 일만 겹치고 겹치는 상권이의 이야기, 끝끝내 제자리인 삶을 보여주지만 그 캐릭터를 통해 삶의 상징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귀

사진 : KBS2 <마귀>

제목만 봐서는 언뜻 공포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마귀는 말을 귀신처럼 잘 탄다는 의미다. 2012년 TV 단막극 극본 공모전에서 최우수 당선된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로 단막극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스케일과 액션 장면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전설의 파발꾼이었으나 절름발이가 되어 노름판만 전전하며 빚으로 딸까지 잃을 처지가 된 문복의 역할을 연기파 배우 유오성이 맡았다. ‘파발, 지옥을 달리다’라는 부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딸을 잃지 않기 위해 유오성이 결국 다시 말에 오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조금 야한 우리 연애

사진 : KBS2 <조금 야한 우리 연애>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좀 더 가볍고 달콤한 로맨스 코미디를 찾는다면 박은영 작가의 ‘조금 야한 우리 연애’를 추천한다. 생판 모르는 두 남녀가 악연으로 시작해 결국 사랑하게 된다는 뻔한 스토리 전개지만 로코의 진수를 보여주는 꿀 보이스 이선균과 사탕같이 달콤하고 귀여운 매력의 황우슬혜의 연기, 게다가 만남과 이별, 재결합까지 완벽하게 구성된 스토리 라인으로 하나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딸기 아이스크림

사진 : KBS 드라마스페셜 <딸기 아이스크림>

제목처럼 달콤한 내용은 아니다. 안면은 있지만 인연은 없던 두 남녀가 우연한 기회로 인연이 된다. 그렇게 시작된 이 커플은 여느 커플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던 중, 남자가 사고를 당하게 되고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다. 홀로 남겨진 여자가 느끼는 감정, 그리고 흑백 화면으로 보여주는 지난 기억들, 그리고 그 흑백 화면 속에서 유일하게 컬러로 등장하는 딸기 아이스크림은 달콤했던 한때를 기억하게 한다. 영화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를 통해 사랑의 이유와 중요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퐁당퐁당 LOVE

사진 : MBC <퐁당퐁당 LOVE>

판타지 성장 로맨스 드라마로 원래는 웹 드라마로 시작을 했다. 웹에서 천만 뷰 이상을 달성하면서 TV 드라마 2부작으로 제작되었다. 수학을 포기한 고3 수험생이었던 여주인공 김슬기가 수능 당일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하면서 조선의 왕, 이도와 만나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현대와 과거의 모습이 공존하는 재미도 있지만 극 전체 분위기가 발랄하고 유쾌하기 때문에 보는 내내 기분이 좋다.

연우의 여름

사진 : KBS 드라마스페셜 <연우의 여름>

유보라 작가가 2013년 발표한 작품으로 한 인디밴드의 보컬인 ‘연우’의 이야기를 그렸다. 현대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학벌과 받쳐주는 경제력,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살아온 소위 상위 계급의 사람들은 늘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꿈은 있지만 냉혹한 현실에 늘 부딪히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힘들어한다. 연우도 그러했다. 우연으로 시작된 현실적 사랑은 아픔이 된다. 마지막에 ‘내 이름은요’라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이름, 자신의 노래,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시리우스

사진 : KBS <시리우스>

2013년 1월 4부작으로 편성된 시리우스는 뼛속부터 달랐던 쌍둥이에게 하루아침 운명이 뒤바뀌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로를 의심하고 증오하다가 결국 갈등을 풀고 서로를 이해하며 비로소 형제애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리얼리티 살린 소재와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 탄탄한 스토리 등으로 매우 늦은 시간에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은 웬만한 영화보다 낫다는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

사진 : KBS2 <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

2012년 TV 단막극 극본 공모 우수상 수상 작품으로 제목은 굉장히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실제 현실에서 볼 법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로맨스에 대한 환상이나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 이 드라마를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현실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슬프고 힘든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실은 사랑을 멈추게 할 수 없고 감정이 가지는 힘은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주도 푸른 밤

사진 : KBS 드라마시티 <제주도 푸른 밤>

함께한 시간과 기억, 추억을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스토리뿐만 아니라 그 스토리를 표현해내는 방식이 독특해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을 한편으로 담아낸 명작과도 같은 작품이며 어떤 이들은 엄태웅의 대표작이라고도 꼽는다. 흑백 영상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다시 현실에서는 컬러 영상을 통해 아련함을 담아낸다. 제주도 푸른 밤, 그 서정적인 감성이 이렇게 애잔하고 슬픈 감성으로도 표현될 수 있음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