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만원으로 할 수 있는 투톤 염색 체험기

단돈 1만원으로 할 수 있는 투톤 염색 체험기 셀프 탈색, 어려울까 봐 고민돼? 글 : 안혜선

카카오채널 등록완료 ?

내역 확인

몇 년 전 미용실에서 탈색을 한 적이 있다. 한 서너 번쯤 한 것 같은데, 당시에는 대학생이 되었다는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느라 탈색을 할 때 두피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져도, 수십만 원이 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알록달록한 머리로 몇 년을 보내고 나니 남는 것은 텅 빈 지갑과 빗자루같이 푸석푸석한 머릿결뿐이었다. 그 후로 다시는 탈색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지금까지 자연모만 고수해왔는데, 언제부턴가 또다시 탈색에 대한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긴 생머리에 변화도 줄 겸 오랜만에 탈색을 해봤다. 다만 비용 절감을 위해 집에서 셀프로 했으며, 머릿결을 위해 아랫부분만 투톤으로 탈색을 했다. 사실 손재주가 워낙 없는 편이어서 혹시라도 망치게 되면 단발로 잘라버릴 심산이었는데, 다행히 머릿결도 생각했던 것만큼 손상되지 않았고 색상도 균일하게 나왔다. 한 마디로 대만족이었다.

탈색약은 넉넉하게 준비하자

탈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탈색약부터 준비해보자. 요즘에는 화장품 가게에서도 탈색약을 구입할 수 있는데, 기자는 아리따움에서 '컬러라이즈 헤어 블리치'라는 이름의 2,500원짜리 탈색약을 구입했다. 특별히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없다. 그저 집 가는 길에 아리따움이 보여서 들어갔을 뿐이고, 점원의 화려한 말솜씨에 기자의 얇은 귀가 동요했다. 친절한 점원은 기자의 머리 길이를 유심히 살피더니 적절한 개수를 알려줬고, 셀프 탈색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던 기자는 점원의 말대로 탈색약을 여러 개 구입했다.

'컬러라이즈 헤어 블리치'는 파우더 타입의 1제(10g)와 로션 타입의 2제(30ml)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자 자신의 머리 길이와 숱에 따라 탈색약 개수를 결정하면 되겠다. 다만 탈색을 하던 도중에 탈색약이 모자라 난감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면 가급적 넉넉하게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기자의 경우 숱이 엄청나게 많은 긴 머리인데, 아랫부분에만 탈색을 할 계획이어서 3개만 구입했고, 탈색약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좋았다.

얼룩 없는 탈색을 위해 머리카락을 나눠주자

탈색을 하기 전 기자의 머리 상태는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였다. 약 9개월 전에 펌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쇄골을 겨우 넘던 머리카락은 가슴을 넘어섰고, 탱글탱글하던 웨이브는 다 풀려 힘없이 축 늘어졌다. 그래서 이 심심한 머리카락에 변화를 주고자 탈색을 시도한 것인데, 워낙 머리숱이 많은 편이어서 머리카락을 여러 갈래로 나눠줘야 했다.

전체 탈색을 할 계획이라면 머리카락을 나눠주고 구석구석 꼼꼼히 탈색약을 발라주면 되는데, 기자는 아랫부분에만 탈색을 할 계획이어서 머리카락을 나누고 동일한 높이에 머리끈을 묶어놓았다. 자연모와 탈색모의 높낮이를 균일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머리카락을 여러 갈래로 나눴다면 이제 꼼꼼하게 탈색약을 발라주면 된다.

탈색약을 꼼꼼하게 발라주자

앞서 말했듯 '컬러라이즈 헤어 블리치'는 1제와 2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을 한데 섞어주면 위와 같은 푸른빛의 탈색 약이 완성된다. 탈색약을 여러 번 휘저은 다음 염색용 빗을 이용해 머리카락에 조심스럽게 바르면 된다. 이때 귀와 목, 손 등에 탈색 약이 묻을 수 있으니 귀와 목에 비닐을 두르고 장갑을 끼도록 하자. 피부에 묻은 염색약은 며칠 지나면 지워지기 마련이지만, 그 며칠 동안 창피함은 자신의 몫이니 말이다.

탈색약을 꼼꼼히 바른 뒤에는 10~20분 동안 방치하면 된다. 이때 모발이 손상되어 있을수록 탈색 속도가 빠른데, 도포량이나 방치 시간을 조절해 원하는 색상을 만들 수도 있다. 기자의 경우 손상이 별로 없는 모발이어서 탈색이 잘되지 않아 약 25분 정도 방치했는데, 만약 기자처럼 부분 탈색을 하거나 강력한 탈색(황색~백색)을 원할 경우에는 탈색약을 바른 부분에 알루미늄 호일을 감싸고 드라이기로 온풍을 가하면 된다. 또한 전체 탈색을 할 경우 햇빛의 자외선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모발 색상이 점점 밝아질 수 있으니 탈색 정도를 적당히 조절하면 되겠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미지근한 물로 탈색약을 헹궈내고 샴푸를 하면 된다. 다만 머리카락이 젖어있는 상태에서는 모발 색상이 더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고 색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자는 탈색약을 바르고 25분 동안 자연 방치했는데 생각보다 색상이 밝지 않았으며, 머릿결도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

더 밝은 색을 원한다면 여러 번 반복해주자

1차 탈색을 마치고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밝은 색을 원했는데, 원래 모발 색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2차 탈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또다시 위의 과정을 반복하고 샴푸를 하니 확실히 1차 탈색을 했을 때보다 모발 색상이 밝아졌다. 사진에서는 조명으로 인해 오른쪽 모발이 훨씬 더 밝게 보이는데 실제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모발 색상이 밝아진 만큼 손상도도 컸다. 우려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모발이 건조해지고 가늘어졌다. 기자처럼 모발이 굵은 편이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원래 모발이 가는 편이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기자도 3차 탈색까지 하고 싶었지만 푸석푸석한 머릿결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2차 탈색에 그쳤으니 말이다.

다양한 색을 입혀보자

탈색은 끝냈는데 모발의 윗부분은 검은색이고, 아랫부분은 노란색이라 그런지 별로 예쁘지가 않았다(개인적인 취향이다). 그래서 컬러 트리트먼트를 이용해 다른 색상을 입히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염색약을 사용했다면 더 오랫동안 모발 색상을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탈색을 한 직후에 염색약을 사용하면 손상된 모발에 극심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해서 컬러 트리트먼트를 사용했다. 성격 급한 기자가 며칠 동안 기다렸다가 염색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고, 또다시 날을 잡아 이 번거로운 과정을 수행하자니 눈앞이 캄캄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리따움에서 구입한 '미쟝센 판타지드림 컬러 트리트먼트' 우드번 로즈 색상을 사용해 머리카락의 색상을 바꿔보았다.

튜브 형태로 제작된 '판타지드림 컬러 트리트먼트'를 쭈욱 짜면 크림 타입의 트리트먼트가 나오는데, 이것을 머리카락 곳곳에 발라주면 된다. 이때 모발은 린스를 하지 않은 상태여야 하며, 타월 드라이만 한 상태여야 한다. 컬러 트리트먼트를 모두 도포한 후에는 5분 동안 방치한 다음 미온수로 헹궈주면 된다. 다만 컬러 트리트먼트는 자연모나 어두운 염색모에는 발색되지 않으며, 지나치게 밝은 탈색모에는 색상이 과하게 발색될 수 있다. 또한 염색 직후에는 물 빠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가급적 어두운 색상의 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모발이 젖어있는 상태에서는 옷이나 침구에 이염이 될 수 있으니 모발을 완전히 말려주는 것이 좋다. 한편 컬러 트리트먼트를 사용할 경우 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색상은 14일 동안 유지되는데, 뜨거운 물을 사용해 잦은 샴푸를 할 경우 유지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 주 1~2회 정도 추가로 사용하면 컬러 지속력을 높일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