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억울함 호소한 징역 6개월의 지하철 성추행 사건, 동종 전과 밝혀져 사과

[종합] 억울함 호소한 징역 6개월의 지하철 성추행 사건, 동종 전과 밝혀져 사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형의 호소 '그래도 동생은 하지 않았습니다' 글 : 김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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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피의자의 형이 재편집한 영상 화면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추행범으로 구속되어 있는 동생의 억울함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리숙하고 순진해서 손해만 보고 살아온 자신의 착한 동생이 경찰들의 표적촬영으로 억울하게 범죄자가 되었다며 강력하게 동생의 무고사실을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글쓴이의 입장에 공감하는 누리꾼들로부터 빠르게 퍼져 나가 화제가 되었다.

경찰의 표적수사?

게시글에는 작년 5월 24일, 자신의 동생이 전동차 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6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되었으나 이는 모두 경찰의 조작에 의한 결과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글쓴이가 함께 게시한 세 개의 동영상은 이 사건을 수사한 철도특별사법경찰대의 채증 영상을 직접 재편집한 영상으로 역시 동생의 무고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시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이 실적 올리려고 표적수사 한 것 아니냐",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게 경찰이 할 일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찰에게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무고를 주장하는 이유를 확인해보니 ···

사진: 글쓴이가 유튜브에 재편집하여 업로드한 영상, 경찰이 의도적으로 동생을 범인으로 몰았다고 주장한다

글쓴이는 직접 재편집한 영상을 통해 동생이 멀리 있는 쓰레기통에 갔다가 붐비는 칸으로 다시 갔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의 표적이 되어 무고한 희생자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붐비는 열차 안에서 경찰이 의도적으로 동생을 피해 여성쪽으로 밀어 정황상 성추행을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되어 37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2천여 개의 댓글을 동원하는 등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누리꾼들은 글쓴이의 입장에 깊이 공감하며 "경찰도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글쓴이의 동생이 사실 동종전과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사건의 판도가 뒤집혔다.

사진: 글쓴이가 유튜브에 재편집하여 업로드한 영상, 경찰이 자신의 동생을 성범죄자로 조작하기 위해 피해 여성쪽으로 밀었다고 주장

'어리숙하고 순진한' 동생, 이미 '몰카' 54회 전적 있어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노란색 박스가 글쓴이의 댓글

해당 사건의 논란이 가속화되며 경찰과 법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서울남부지법은 가해자의 동종 범죄 이력을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7일 "피고인은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이미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언급하며 판결에 문제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알고 보니 피의자는 지하철에서 2년 간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54회 불법촬영 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적이 있었다. 게다가 '순진하고 어리숙한' 동생의 나이가 현재 47세라는 사실까지 함께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왜 동생분 집행유예 받았던 기록은 말씀 안 하시나요?",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등의 댓글을 남기며 불리한 사항에 관한 내용은 배제한 채 무고사실을 주장한 글쓴이의 말을 더 이상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동생의 동종범죄 이력을 숨긴 사실에 대해 사과하는 게시글을 남겼다

이에 29일 새벽 글쓴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죄송합니다. 한분한분 모두 사과 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새로운 게시글을 남겼다. 게시글에서 글쓴이는"여러분들이 화가 난 이유를 글을 읽으며 알게 됐다. 미처 생각 못했고 용서를 빈다"며 동생의 동종전과 이력을 숨긴 사실을 사과하는 한편 철도특별사법경찰대의 수사방식과 법원의 판결이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막막하지만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의 추가 게시글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경찰측, "성추행 가해자 며칠 전에도 의심되는 행동했다"고 증언

게다가 글쓴이의 주장대로 경찰이 "표적 수사를 했다"는 주장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철도특별사법경찰측은 "성추행 가해자가 범행 며칠 전에도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이 의심되는 행동을 한 것을 목격했다"며 "인상착의와 행동을 인식하고 있다가 마스크를 쓰고 다시 나타난 피의자를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 후 검찰에 송치한 것"이라며 정확한 입장을 표명했다. 아울러 법원은 "피고인 본인이 1심에서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덧붙이며 "이미 집행유예를 받은 전적과 공소사실의 인정으로 실형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자 몇몇 누리꾼들은 글쓴이의 재편집 영상에서조차 명백한 성추행 정황이 보이는 점, 피해자가 그대로 나오는 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려 2차 가해를 조장하고 있는 점 등을 꼬집으며 글쓴이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과연 진실은?

사진: 청와대 청원 게시판

글쓴이는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처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던 것과 같은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하여 경찰의 재수사를 청원해놓은 상태다. 이에 여전히 글쓴이의 주장을 믿으며 무고함을 증명하길 바란다는 응원의 목소리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취사선택하여 선동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약 67,000여 명의 청원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