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대의 고비이자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그 이름하여 두 글자인 ‘급똥’. 이 급똥의 신호는 화장실이 안정감 있게 확립된 건물의 내부도, 공공장소에서도 아닌, 하필이면 쌩쌩 잘 달리는 지하철, 버스, 고속버스 안에서 경험하게 되어 몹시 난감하고 아득해지는 상황이 생긴다. 새삼 내가 이런 초인적인, 경지에 이를 집중력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며 놀랄 정도로 괄약근에 온 에너지를 끌어 모아 그 고통스러운 신호를 버텨보게 되지만, 찢어질 듯 아픈 배의 고통을 부추기고, 괄약근의 강약 조절은 더 어려워지기만 해 급똥의 압박을 더욱 심화시킨 경험도 있노라면 있을 테다. 이처럼, 이때까지의 방법들은 급똥을 제어하기 위한 ‘하수의 방법’으로 읽힐 수 있다. 누구나 급똥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어 급똥이라는 절체절명의 인생 대위기를 맞이한 절박한 사람들에게는 이 글에서 흘려 보내거나 스쳐 지나간 짤막한 구절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급똥을 제어하기 위해 두 눈 딱 감고 써먹을 만한 간단한 방법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척추를 꼿꼿하게 펴자

 

앉아 있는 자세에서 급똥 신호가 올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엎드리거나 배를 손으로 압박하면서 밀려 오는 급똥 신호를 제어하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앉아 있는 자세에서 엄지와 검지 사이를 지압하거나 엎드린 채 손으로 배를 압박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명심하자. 이 자세는 오히려 배를 압박하는 자세이기 때문에 오히려 급똥에 패배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당장 일어서거나 척추를 꼿꼿이 펴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급똥이라는 심각성에 필적할 만한 중대 사항을 세뇌하자

 

대중교통에서 급똥 신호가 올 때, 음악을 듣거나 하면 음악의 템포와 멜로디에 맞춰 급똥 신호를 오히려 들쑤시거나 부추길 수 있는 위험 소지가 크다. 따라서 음악을 듣기 보다는 있는 힘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급똥의 심각성에 필적할 만한 중대 사항을 세뇌하자. 그래도 급똥에 대한 신호를 지우기가 힘들다면 야한 생각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하얀 변기가 생각나지 않게끔 자신을 세뇌시키는 것이다. 생각이 생각의 끈을 물다 보면 급똥이 진정될 수도 있다.

 

 

괄약근을 최대한 조이자

 

급똥 제어의 핵심 포인트는 괄약근을 최대한 조이는 것이다. 괄약근을 조인다고 해서 급똥을 참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괄약근을 최대한 조임으로써 화장실로 가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벌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화장실이 근처에 가깝게 있다면 괄약근을 조일 필요가 없겠지만 대중교통 안에 있을 경우에는 필사적으로 참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괄약근 주변의 모든 근육을 동원해 있는 힘껏 조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복식호흡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 하기

 

급똥 신호가 찾아오면 호흡이 심하게 가빠지고, 장이 꼬이고 뒤틀리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식은땀도 줄줄 나면서 실수를 할까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 경우 복식호흡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식호흡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에 도움을 주므로, 똥을 배출하려는 근육 경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단, 복식호흡으로 벌 수 있는 시간은 30분 밖에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스를 살포시 내보내 보자

 

대부분의 급똥은 가스가 채워진 설사인 경우가 많다. 급똥이 배설될 경우 변기에서 폭탄 터지듯요란한 소리를 내며 설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스를 잘 배출하기만 해도 배의 진통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 단, 가스 배출을 할 때에는 괄약근의 강약 조절을 천천히 하면서 시도해야 한다. 자칫하면 인생 최대의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마주한다면 섬세한 장인정신을 발휘해 보도록 하자.

 

 

다리를 꼬아 보자

 

다리를 있는 힘껏 꼬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앉아서 다리를 꼰 후에 엉덩이에 강한 압력을 주면 주변 근육 수축으로 인해 급똥을 직장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위적 방법이고 일시적이므로, 일어나려 하면 급똥을 제어한 에너지가 풀려 마치 댐처럼 와장창 풀려(?) 내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수회 천천히 반복하고 풀면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자리 자극

 

손바닥 끝부분부터 손목 아래로 9~10cm 정도 떨어진 지점을 3초간 누르고, 3초간 풀어주고 하는 지압법을 반복하는 것은 일시적인 급똥 증상을 멈춰주는 데 있어 효과가 있다. 급똥의 신호가 오면 장이 뒤틀리고 꼬여 속까지 메스꺼워 지는 증상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 준다고 한다. 단순 반복을 통해 다리 꼬기 등장과 반복한다면 급똥 신호가 호전될 수 있을 것이다.

 

케겔 운동 하기

 

케겔 운동은 항문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아래로 밀려오는 급똥을 잡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엉덩이 근육을 꽉 잡는다는 생각으로 항문에 힘을 주는 방식으로 운동을 해보자. 평소에도 괄약근 근육을 키우는 방법인 케겔 운동을 습관화 한다면 급똥을 참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토파 등 지사제 휴대하며 복용하기

 

평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어 급똥 신호에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이들이라면, 일본의 제약 제품 ‘스토파’를 구비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급똥약’이라 불리며, 설사를 멎게 하는 일본의 지사제이다. 먹은 지 몇 분 만에 설사가 멎는 엄청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약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수입되지 않고 있다. 식사를 한 지 몇 분 만에 꾸르륵 신호가 오거나 대중교통에서 급똥 신호가 자주 오는 이들이라면 효능이 강력한 지사제를 하나쯤 휴대하고 다니는 것도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장시간 대중교통 이용 시 커피 섭취를 지양하자

 

커피를 마신 후 변의를 느끼게 되는 사람이 많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커피는 가스트린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에 따라 소화가 활발해지고 배변 활동이 빨리 이뤄진다. 따라서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장기간 이용하게 될 시 커피 섭취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커피로 인해 모든 위장활동 과정이 빨리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에 급똥 신호가 찾아오면 피해갈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복의 커피는 위장을 자극하거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좋지 않다. 절체절명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중교통 이용 전 변의에 많은 영향을 주는 음식들을 철저히 검열해 섭취할 필요가 있다.

 

 

김태연 press@daily.co.kr

• Category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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