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명절, 생신은 안 챙기면서 친정만 챙기는 얄미운 새언니&#160;

시댁 명절, 생신은 안 챙기면서 친정만 챙기는 얄미운 새언니  오빠네 부부가 미운 저, 시누이짓 하는 걸까요? 글 : 김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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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드라마 <딱 너같은 딸>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만큼 '시집살이'라는 단어도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나 젊은 세대들은 나의 이런 행동이 혹시 '시누이짓'은 아닐까? 스스로 경계하거나, 주변에 물어 검열을 받기도 한다. 오늘 사건의 주인공 A씨도 마찬가지다. 막장 드라마 속 '못된 시누이'가 되고 싶지 않아 오빠네 부부의 생활에 신경 끄며 살려고 노력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오빠와 새언니의 행동에 점점 화가 쌓여만 가고 있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A씨가 보기엔 받을 건 다 받고 키워준 은혜는 모른척하는 나쁜 오빠와, 거기에 장단 맞추고 있는 새언니처럼 보이기만 한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게 혹여 '시누이짓'처럼 보이는 건 아닐지 걱정되는 마음에 객관적인 판단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A씨,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자.

A씨의 친오빠는 5년 전에 결혼해서 출가했고, A씨도 이미 작년에 결혼해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새로운 가족을 꾸렸다. A씨의 아버지는 4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고, 때문에 A씨의 엄마는 결혼한 아들, 딸과 떨어진 채 혼자서 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엄마와 오빠, 그리고 A씨 모두 같은 구에 살고 있어 거리적으로는 매우 가깝지만, 오빠네와의 왕래는 거의, 아예 없는 상태. 새 가정을 꾸려 잘 살고 있는 만큼 오빠네와 왕래가 없어도 처음엔 섭섭하지 않았다는 A씨, 그런데 점점 오빠네는 '왕래'만 없을 뿐 아니라 '개념'도 같이 없어진 것만 같았다.

A씨의 집은 원래 제사도 따로 없고, 엄마가 결혼한 아들네 부부 불편하게 하는 것도 싫어해 명절에도 지방인 새언니의 집에 먼저 들렀다가, 명절 당일 저녁에야 같이 밖에서 식사 한 끼 하는 게 명절 일과의 전부였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나시고 난 후로는 식사한 끼 하던 것마저 그만둔 오빠네 부부. 결국 같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명절에조차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이 전부였고, 그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변한지 이미 오래였다. 게다가 어버이날은 물론, 생신 때조차 용돈은 고사하고 그 흔한 꽃 한 송이 조차 선물한 적이 없는 오빠네 부부. A씨는 이 모든 일이 씁쓸하고 속상했지만 그래도 이미 결혼해 나가 살고 있는 만큼 그들의 생활방식을 존중해주려고 애썼다.

A씨의 배신감은 새언니의 SNS 계정을 알게 된 이후부터 생겨났다. 아무리 시댁이 불편할 수 있다지만, 명절은 고사하고 엄마 생신처럼 특별한 날에도 먼저 안부 인사 한 번 먼저 한 적 없는 새언니가 본인 친정에는 오만가지 '효도'를 다 도맡아 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새언니의 SNS 계정을 통해 그동안 친정식구 생일과 어버이날마다 살뜰하게 선물을 챙겨준 건 기본, 명절마다 해외여행에 여름휴가까지도 오빠네 부부가 직접 모시고 떠났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A씨네 엄마는 5년째 오빠네 부부 얼굴을 본 것도 겨우 손에 꼽을 정도였던 터라 A씨는 솔직한 심정으로, 화가 났다.

오빠네 부부가 자기들끼리 사랑하며 잘 살겠다고 '딩크족' 선언을 했을 때도 너희들만 행복하면 됐다며 일절 참견하지 않았던 엄마인데, 정말로 본인들끼리만 행복하겠다고 여태껏 아들, 딸 키우느라 고생한 엄마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오빠의 모습에 A씨의 실망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A씨의 부모님은 오빠를 키우는 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집안이 특별하게 가난한 것도 아니라 부족한 것 없이 키웠고, 오빠가 어렸을 때부터 욕심이 많아 유학을 가고 싶어 하기에 그 정도로 여유 있는 집안이 아니었음에도 허리띠 졸라매고 외국에 유학도 보내줬다. 게다가 대학 등록금은 물론, 결혼한단 소리에 집값으로 3억이나 보태줬는데! A씨는 결혼 직전에는 효도하겠다며 부모님께 잘 할 것처럼 굴더니 막상 돈 받고 나니 1년도 안 돼서 집에 발길 싹 끊고 안면몰수하는 오빠에 대한 미움이 점점 커져 괴로웠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연세도 있으니 종합건강검진 비용을 반반씩 부담해 검진도 받게 해드리고 주말에 시간 내서 어디 좋은데 모시고 가서 식사라도 한 끼 하자"라는 제안을 했다. A씨의 오빠는 자기에겐 경제권이 없다며 거절도, 동의도 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반복되는 오빠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결국 화가 폭발한 A씨는 오빠와의 전화를 끊고 5년 만에 처음으로 새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어버이날만큼은 같이 식사라도 한 끼 하자는 A씨의 말에 새언니는 선약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는 대답으로 거절을 대신했다. 이어서 종합검진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50만 원은 계좌로 부쳐줄 테니 문자로 계좌번호를 남기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A씨는 황당했지만 무턱대고 화를 내자니 너무 시누이 노릇 하는 것 같아 일단 참았다. 그런데 어버이날이 지난 며칠 뒤, 어김없이 새언니의 SNS에는 본인의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간 사진이 업로드되었다. A씨는 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새언니와 오빠를 보자 또다시 화가 나는 건 물론, 속이 갑갑하기까지 했다. 더군다나 새언니가 부쳐준다고 했던 종합검진비용은 아직 입금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친정 식구만 살뜰하게 챙기는 새언니는 자기 식구니까, 가족이니까 그렇다고 대충 이해라도 해보겠는데, 일방적으로 엄마와의 연락은 아예 끊다시피 한 채 새언니의 가족만을 챙기는 오빠가 너무너무 야속하기만 한 A씨. 차라리 오빠와 엄마 사이가 오해로 완전히 틀어져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거리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엄마와 오빠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더욱 막막하기만 하다. A씨는 이제 오빠가 거의 평생을 함께 살아온 가족은 모르는 척하고, 새로 꾸린 자신의 가정과 와이프의 가족만 챙길 거라면 결혼할 때 받은 3억이라도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오빠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이젠 지겹고, 새언니에게 따지고 들기엔 '시누이짓'하는 것 같아 괴로운 A씨에게,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정말로 매일 속앓이만 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