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법원 판결 뒤집혀, '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 길 열렸다

[종합] 대법원 판결 뒤집혀, '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 길 열렸다 17년 동안의 외로운 싸움의 끝? 유승준 비자 발급 거부 위법 판결로 온라인 시끌 글 : 김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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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 '열정', '나나나' 등의 히트곡으로 가요계는 물론, 각종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연예계를 접수했던 가수 유승준에게 내려졌던 비자 발급 거부 처리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11일 오전을 뜨겁게 달궜다. 유승준은 본래 미국 영주권자 시민임에도 "군대에 가겠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였으나 입대 직전 갑작스럽게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병역을 면제받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일명 '유승준 병역 기피 사건'이라 불리며 국민들의 엄청난 분노를 사 결과적으로 유승준은 대한민국으로의 입국을 제한당했다. 이후 유승준은 수차례 다시 한국에 입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관련 소송까지 여러 번 제기했지만 번번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처음 입국 금지를 당한지 약 17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자 발급 거부 위법 판결'을 받게 된 유승준.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물론, 한동안 잠잠했던 유승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다시금 표출되고 있다.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기로 하자.

유승준 병역 기피 사건의 전말 - ① 허리 디스크로 인해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던 유승준

유승준은 군 입대에 앞서 진행되었던 신체검사에서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현역 장병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으로서 복무하게 될 예정이었다. 당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에서 만능 스포츠맨으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근육질 몸매로 격한 댄스를 소화했던 유승준이 허리 디스크로 인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의문을 표하기도 했으나 국군수도병원의 정밀검사 결과에 의한 판정이었으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유승준 병역 기피 사건의 전말 - ② 갑작스러운 해외 출국 후 "군대 가지 않겠다" 폭탄선언

유승준은 입대 직전 일본에서 예정되어 있던 고별 콘서트와 미국에 있는 본가 방문을 이유로 한국을 떠났다. 당시 유승준은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하여 계획된 일정이 끝나는 대로 바로 한국으로 입국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한 후 출국하였지만 2002년 1월, 갑작스럽게 대한민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힌 후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오랜 이야기 끝에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승준은 출국 전 여러 TV 방송 프로그램 및 인터뷰를 통해 "남자는 때가 되면 (군대에) 다 가게 돼 있다"며 입대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언급했던 터라 국민들은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유승준 병역 기피 사건의 전말 - ③ 원색적인 비난의 타깃 되다

사진: 신현원프로덕션

유승준이 병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승준을 향한 비난이 쇄도했다. 이후 유승준은 2002년 2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을 시도했으나 병무청이 법무부에 입국금지 조치를 요청했던 것이 받아들여져 입국 거부를 당했다. 당시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소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국방의 의무 기피 풍조를 심어줄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입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대표로 전했으며, 유승준은 입국 거부를 당하자 당일 기자회견에서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시민권을 취득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계속해서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던 유승준

사진: KBS1 뉴스

한국에는 유승준을 대체할 만큼 재능 있는 가수가 많았고, 유승준은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갔다. 그러나 유승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입국 거부를 당한 이후 중국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던 유승준은 여러 차례 한국에 입국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물론 그때마다 대중들의 반응은 같았으며, 병무청에서도 입국 금지 해제 처리에 관해 "논의된 바 없다"는 일관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2015년 5월, 유승준은 홍콩에서 진행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눈물을 쏟으며 자신의 병역 기피 사건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밝혔고, 이후 같은 해 9월 재외 동포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해당 신청건 역시 거부 당했다. 결국 유승준은 한 달 뒤,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사증 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유승준이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국군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로 보인다"는 이유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승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입국하려는 이유, 도대체 뭘까?

사진: YTN 뉴스

끊임없이 한국으로의 입국을 위해 문을 두드리는 유승준을 두고서 누리꾼들은 이유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5년에 진행된 인터뷰에 따르면 유승준은 중국에서 약 14편의 영화를 촬영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알려져 "도대체 돈이 아니면 뭐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시민권자인 유승준이 14년에 개정된 미국의 세법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하여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와 같은 의혹에 유승준은 "논할 가치가 없다. 중국과 미국에 납세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세금 회피 의혹을 부인했다.

대법원, "평생 입국 금지는 인권 침해" 유승준 손 들어줬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지난 15년 유승준이 걸었던 '사증 발급 거부 취소 소송'에 대한 원심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대법원은 "법무부 입국금지 결정만으로 비자 발급까지 거부하는 것은 위법"이며, "비자 발급을 거부하며 그 이유를 작성 및 교부하지 않고 전화로만 알린 것도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의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유 씨는 도덕적으로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으나 입국금지 결정이나 사증 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한지는 실정법과 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선고 소식에 미처 예상치 못했던 유승준과 그의 가족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유승준, 입국할 수 있을까? 향후 전망은

사진: 유승준 웨이보

여태껏 대한민국으로부터 냉담한 거절 소식만을 들어왔던 유승준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올 기회와 일말의 가능성을 얻었다. 다만 대법원이 '비자 발급 거부'건에 대한 위법을 명시하였을 뿐, 입국금지 결정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해, 유승준의 입국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유승준의 변호인은 "가슴속 깊이 맺혔던 한을 풀 기회를 갖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지만, 유승준이 그동안 사회에 심려를 끼친 부분과 비난에 대해서는 더욱 깊이 인식하고 있다.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중들의 비난의 의미를 항상 되새기며 평생 반성하는 자세로 살겠다"며 유승준의 입장을 전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뭘 잘했다고 입국하려고 그러냐 평생 그냥 외국에서 살아라"라며 차가운 입장을 유지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한편, "17년이나 한국 땅을 못 밟았다니 불쌍하다"는 반응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11일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유승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장장 17년간 이어져온 그의 외로운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