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도 반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누구?

구글 CEO도 반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누구? 인생은 70부터! 글 : 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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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

바야흐로 유튜버들의 전성시대다. 별게 다 콘텐츠가 되는 요즘, 연예인에 비해 친근함을 앞세운 이들이 각기 유튜브의 개인 채널을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인기 유튜버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생의 황혼기에 자신의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실버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파워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럼 지금부터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발자취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인기 요인

사진 :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

‘인기 유튜버’를 목표로 철저히 선별된 콘텐츠와 짜인 각본을 통해 방송을 진행하는 여느 스트리머들과는 달리, 박막례 할머니는 전혀 의도치 않게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되었다. 그녀는 영상을 찍는 것이 제법 익숙해졌을 법한 지금도, 각본이 존재하면 제대로 방송에 임하지 못한다고 한다. 결국 그 같은 자연스럽고 리얼한 분위기가 박막례 할머니의 인기 요인이 된 셈이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그녀는 영상 편집자인 손녀 유라 씨를 향해 애정 어린 욕설을 내뱉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외국어에 서툴고, 금방 들은 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정 많고 걱정 많은 모습이 그야말로 우리네 할머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진 :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평범한 듯하지만, 어찌 보면 비범하기도 한 면모 역시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남의 눈치 볼 것 없다. 뚱뚱하게 보이든 날씬하게 보이든 집착하지 말고 입고 싶은 옷이 있음 입어라’라고 말하는 박막례 할머니는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매사에 유연하고 도전적인 모습으로 임한다. 연륜이 물씬 묻어 나오는 인생에 대한 초연한 자세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따끔한 ‘팩폭’ 역시 많은 이들을 열광케 만든다. 그야말로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노년기’의 표본 같은 느낌이다.

할머니의 뒤에는 손녀가 있었다

사진: 박막례 할머니 SNS

박막례 할머니가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녀 유라 씨가 있었다. 유라 씨는 할머니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군’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미련 없이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할머니와 호주 여행길에 올랐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결단력이다. 할머니와의 유대가 그만큼 끈끈하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사진 :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온전히 박막례 할머니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호주 여행에서 찍은 영상을 가족들과 함께 다 같이 보고 싶은데, 영상의 용량이 너무 커서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는 공유할 수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에 올려야만 할머니도 자신이 나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데, 박막례 할머니가 가입 없이 편하게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유튜브가 가장 적합했다고 한다.

사진 : 박막례 할머니 SNS

모든 콘텐츠의 기획부터 촬영, 편집 역시 유라 씨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그녀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편집 시간은 의외로 빠르다고 한다. 이미 영상을 찍을 때에 미리 살릴 만한 부분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 그 비결이다. 할머니에 대한 것은 모두 파악되어 있는 손녀이다 보니, 외주 제작자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외에도 박막례 할머니가 그녀의 구독자 및 팬인 ‘편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가르쳐드리는 등, 유라 씨는 할머니에 대한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광고, 영화제 참여, 자서전 출판까지

사진 : 롯데홈쇼핑

점차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박막례 할머니의 활동 영역 역시 무척 넓어졌다. 인터넷에서는 ‘박막례 레시피’로 만든 국수 인증샷이 줄을 지어 올라오고, 할머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배우 최수종과 권상우를 직접 만나는 것은 물론,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도 모자라 해외 영화제에 톱스타들과 나란히 참여하기도 한다. 젤라또팩토리, 바닐라코, 크린토피아, 셀퓨전씨, 롯데 홈쇼핑 등 광고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의 자서전인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스피치 라이터는 역시 손녀인 유라 씨가 맡았다. 해당 저서는 무서운 속도로 팔려 나가면서 박막례 할머니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케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에는 해당 저서가 영국 BBC 홈페이지의 메인에 소개되기도 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

유튜브의 CEO 수잔 워친스키가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직접 찾아오는 일도 있었다. 5월에 열린 구글의 행사에서는 구글의 CEO인 순다 파차이와의 만남도 가졌다. 그는 박막례 할머니에 대해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영감을 준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만남에 대해 박막례 할머니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인생은 70부터

사진 : MBC <뉴스데스크>

박막례 할머니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 주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택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 나이에 나도 하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느냐”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인생의 모든 역경을 치열하게 뛰어넘은 그녀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박막례 할머니가 지금과 같은 ‘꽃노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