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지만 기발한 도전정신으로 '이그노벨상' 수상한 연구들

엉뚱하지만 기발한 도전정신으로 '이그노벨상' 수상한 연구들 기발한 발상과 순수한 호기심에 박수를, 이그노벨상 수상작들 글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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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이란 노벨상을 풍자한 일종의 가짜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유머과학잡지의 편집자인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만든 것이 바로 이그노벨상이다.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발칙하고 황당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연구를 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미국 하버드 대학의 샌더즈 극장에서 10월 초 진짜 노벨상을 발표하기 1-2주 전 쯤 열린다. 매년 9천여 건의 후보작이 몰리는 가운데 10개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경쟁률 또한 굉장히 높다.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엉뚱한 도전 정신으로 이그노벨상을 받은 연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999 환경보호상

1999년 이그노벨상의 환경보호상은 우리나라 국내 대기업에 다니던 한 연구원이 향기 나는 양복을 개발하여 수상했다. 양복에 수많은 마이크로캡슐을 넣어 움직이는 마찰에 따라 캡슐이 터지며 속의 향료가 터져 나와 향기를 배출하게 되는 원리로 향기 나는 양복을 개발한 것이다. 부상으로 개구리 모양의 트로피를 받았다고 한다.

2000 물리학상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밈 교수는 개구리를 자기장 속에서 공중에 붕 뜨게 하는 엉뚱한 실험으로 이그노벨상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개구리의 생체조직이 반자성을 띤다는 것을 발견하고 살아있는 개구리를 자석으로 자기력을 줘 공중부양시킨 것이다. 몇 년 후 가임교수는 신소재 나노기술을 활용해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진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여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인물이 된다.

2004 공공보건상

2004년 공공보건상은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할 만한 질문에 대한 연구가 수상했다. ‘떨어트린 음식도 5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라는 속설의 답을 낸 것이다. 질리언 클라크라는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내에 먹으면 안전할까? 라는 의문에 과학적인 검증을 했다. 결국 음식은 바닥에 떨어진 순간 이미 세균에 전이된다는 결론으로 공공보건상을 받았다.

2011 화학상

이그노벨상은 쓸데없는 연구에 상을 주는 비하나 조롱이 아니다. 오히려 기발함과 엉뚱한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는 상이 바로 이그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이그노벨상 화학상은 화재경보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들을 위한 연구가 수상했다. 한밤중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공기 중에 와사비 가루가 나오도록 하여 와사비 알림으로 화재를 감지하도록 한다는 기발한 발상이다.

2014 생물학상

2014년의 이그노벨상 생물학상은 개가 용변을 보는 방향을 연구한 체코, 독일, 잠비아의 공동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2년 동안 70마리 개의 배변행위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개들이 배변할 때는 남북 자기장 방향으로 몸을 세워 배변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이그노벨상으로 기발한 발상의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2016 의학상

2016년에 의학상을 받은 연구는 바로 거울을 보며 몸의 왼쪽이 가려울 때 오른쪽을 긁으면 가려움이 해소된다는 연구이다. 안드레아스 슈프렁어 외 다섯 명이 연구를 하여 그 결과로 수상하게 되었다. 이 연구의 유용한 점은 바로 피부병 등의 이유로 몸을 긁을 수 없을 때 드러난다. 거울을 보고 반대쪽을 긁으면 가려움이 해소되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017 물리학상

프랑스의 연구가 마크-앙투안 파르딘의 논문이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고양이의 유변학’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형태의 용기에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고양이의 유연성을 보고 고양이는 고체임과 동시에 액체라는 주장을 재미있게 표현한 연구이다. 인터넷 등에 고양이가 세면대나 유리잔 속에 들어있는 사진 등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017 유체역학상

천편일률적인 교육과 연구만으로는 스마트 시대의 빠른 변화를 따라갈 수 없는 법이다. 그런데 그중 통념을 깨는 기발함으로 이그노벨상을 탄 한국인이 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 재학하던 한지원 씨가 그 주인공이다. 컵이 움직일 때 공명 진동수의 변화를 분석해 커피 잔을 들고 걸을 때 윗부분을 잡으면 커피가 덜 튄다는 15쪽짜리 분량의 논문으로 이그노벨상 유체역학상을 수상했다.

2018 의학교육상

2018년 의학교육상을 받은 사람은 일본의 호리구치 아키다라는 전문의이다. 무려 혼자 의자에 앉아서 손수 셀프대장 내시경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이그노벨상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일본 의사는 시상식장에서 직접 오른손으로 내시경을 직장에 넣고 왼손으로 기계를 조작하면 된다고 자세를 보여주어 시상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고 한다.

2018 경제학상

2018년 이그노벨상의 경제학 분야에서는 캐나다 연구팀이 수상했다. 이 캐나다 연구팀은 나쁜 상사와 함께 일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인형 등에 분풀이를 하며 저주를 걸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처럼 실제로 회사 상사에게 저주를 걸면 기분이 좋아져서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