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게맛을 알어?' 머릿속 맴도는 추억의 광고들

'니들이 게맛을 알어?' 머릿속 맴도는 추억의 광고들 추억이 방울방울, 과거 광고 히트작 글 : 공인혜

카카오채널 등록완료 ?

내역 확인

짧은 시간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제품에 대한 강력한 홍보 효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광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광고 타임이 가끔 짜증 날 때도 있지만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광고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아마 수 백 잔의 커피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광고 중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화제성 광고도 있었고 CM송이나 대사, 액션 등이 독특해 오랜 시간 대중의 기억에 각인된 광고들도 있다. 특히 그런 광고들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기도 하고 공유되기도 하면서 추억팔이의 단골 소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그때 그 시절, 나름 파격적이었고 신선해서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아 인기 폭발하던 추억의 광고를 찾아보자.

국물이 끝내줘요

1996년 김현철의 ‘일생을’ 뮤직비디오로 데뷔했던 김현주는 무명 배우에 가까웠지만 한 광고를 만나면서 김현주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듬해 찍은 우동 CF가 바로 그것, 조심스럽게 우동 국물을 들이켠 후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말 한마디로 수많은 우동 홀릭을 만들어냈다. 특히 리얼하게 국물 넘기는 소리가 포인트였던 그 장면 덕분에 제대로 식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카피 문구와 함께 김현주는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드라마와 예능, 라디오 DJ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저 이번에 내려요

레전드 광고 중 하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워낙 유명했던 광고다. 당시 17살 여고생이던 앳된 모습의 전지현과 최고의 청춘스타였던 류시원이 버스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모르지만 자꾸 서로가 신경 쓰이던 상황, 그러다 전지현이 내리려고 일어선 후 나지막하게 ‘저 이번에 내려요’라고 말하고 류시원은 웃으며 따라 내린다는 내용이다. 이 카피 문구 덕분에 실제 많은 청춘들이 버스에서 따라 했다는 얘기가 많다. 이 광고를 통해 레쓰비는 캔커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롯데리아의 크랩 버거 출시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했던 광고, 헤밍웨이의 문학작품인 노인과 바다를 패러디한 줄거리다. 청새치 대신 대게를 낚아온 노인(신구)이 힘들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고 던진 한마디, 이 대사 때문에 광고는 단숨에 히트를 쳤다. 게다가 이 대사가 대본이 아닌 신구의 애드리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는데 광고는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지만 정작 크랩 버거는 그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단종됐다고 한다.

아야, 방금 뭐 지나갔냐?

1990년대 후반 해태에서 출시한 ‘깜찍이 소다’라는 음료수가 유행했다. 그때 등장한 광고로 ‘깜찍이 깜찍이 깜찍이’라는 재잘거림의 BGM과 함께 엄청 빠른 거북이가 등껍질 위에 깜찍이 소다를 싣고 가다가 달팽이 한 마리에게 구정물을 튀긴다. 그러자 그 달팽이가 ‘아야, 방금 뭐 지나갔냐?’라고 묻자 옆에 있던 달팽이가 ‘글쎄,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라는 대화로 이루어진 내용이다. 당시 천연덕스럽고 귀여운 깜찍이들 때문에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들을 내세운 게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가! 가란 말이야!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멋있는 배우 정우성과 장쯔이가 출연해 열연을 펼쳤던 2000년도에 등장한 2% 음료 광고다. 광고가 처음 시작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대단한 광고로 평가받는다. 낙엽까지 집어던지며 ‘널 만나고부터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가! 가란 말이야!’라고 소리치며 하기 싫은 이별을 억지로 말하는 그 장면은 음료 광고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특히 정우성의 이 카피 문구는 이후 위메프 광고에서 직접 본인이 패러디하며 재등장하기도 했다.

저요? 엘라스틴 했어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 이후 국민 첫사랑이 된 배우 전지현은 찰랑찰랑하고 윤기나는 머릿결의 비결에 대해 ‘저요? 엘라스틴 했어요’라는 카피 문구를 통해 엘라스틴이라는 브랜드를 10년 넘게 샴푸와 린스 부분 브랜드 1위로 올려놓았다. 11년 동안 엘라스틴과 함께 했던 전지현을 위해 브랜드에서는 헌정 광고 영상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엘라스틴과 전지현의 케미는 대단했다. 그리고 최근 재계약을 맺으며 광고에서 ‘다시, 엘라스틴 했어요’라는 카피 문구를 인용해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김C가 망고 총각으로 등장해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라는 중독성 있는 CM송을 천연덕스럽게 부르던 광고다. 이전 버전의 광고에서는 이효리의 허리춤과 망고송으로 이미 히트를 쳤던 상태에서 김C의 등장이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사실 김C가 등장한 이 광고를 통해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졌다. TV 광고 인기 10순위 안에 4주 동안 랭크되기도 했고 오히려 선발주자로 나섰던 경쟁 업체를 가볍게 누르고 2003년 한 해 8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며느리도 몰러~아무도 몰러~

과거에도 떡볶이가 있었지만 고추 수입 전이라 간장으로 만드는 레시피였다. 그리고 지금의 떡볶이 모습을 하게 된 것은 故 마복림 할머니부터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장 떡볶이를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져 당시 고추장 광고에 섭외됐다. 그때만 하더라도 광고에서 일반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해찬들에서는 고추장 광고의 모델로 마복림 할머니를 등장시킴으로써 그 자체만으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떡볶이의 양념 비법에 대해 묻자 할머니는 ‘며느리도 몰러~ 아무도 몰러~’라고 대답했는데 이 대사는 아직까지도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지금 보면 정말 오글오글 하지만 당시에는 이 광고는 이준기가 예쁜 미모와 청초한 분위기의 석류 총각으로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미녀들 사이에서 피아노를 치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자꾸자꾸 예뻐지면 나는 어떡해’라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어 정작 본인은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흑역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이준기 때문에 정말 대박이 나서 신제품 음료 중 최단기간에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으며 최초로 순정만화 버전의 광고가 제작되기도 했다.

랄랄라~ 라거 주세요

지금처럼 수입 맥주가 활발하게 유통되지 않던 시절, 1990년대 후반에는 맥주 3사의 경쟁이 치열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OB 라거에서는 ‘랄랄라 춤’ 시리즈를 광고로 제작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콘셉트의 맥주 광고를 시도했다. 배우 박중훈이 나와 ‘랄랄라, 라거 주세요’ 가볍게 춤을 추는데 그의 표정과 춤에서 드러나는 유쾌함과 즐거움 때문인지 당시 IMF 직후라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훗날 박중훈은 이 OB 라거 광고가 인생 광고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