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저론] 나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한 이 남자, 만나도 될까요?

[이론저론] 나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한 이 남자, 만나도 될까요? 남자친구가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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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하면 아무래도 친구들보다 연인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연인이 된 이 소중한 사람과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여러 계획을 짠다. 함께 해보고 싶던 이색 데이트하기,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 가기, 근사한 곳에서 같이 식사하기 등 연인과 함께하지 못하는 1분 1초가 아까운 것이 연애 초반의 묘미다. 그런데 상대방이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이 다르다. 나와 사귀는 건지, 친구들과 사귀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나보다 친구가 우선인 사람. 한 커뮤니티에 연애를 시작한 지 이제 6개월이 된 A씨도 이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20대인 A씨는 6개월 만난 30대인 남자친구가 있다. 둘 다 성격이 평탄해 평소에는 싸울 일이 거의 없지만, 사람 좋아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종종 다투게 된다고 한다. A씨도 친구 만나는 걸 좋아해 웬만하면 이해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도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전했다. A씨와 사귀기 전에는 거의 매일 친구들을 만나고 다녔고, 약속을 한 번 잡으면 날이 새도록 술 마시는 생활을 당연시하며 살았다고 한다. 다행히 A씨와 사귀고 나서는 거의 A씨만 만났는데, 한 달쯤 지나고 나니 친구를 좋아하는 그의 본색이 서서히 드러났다.

물론 친구를 만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남자친구는 한번 약속을 나가면 끝장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고 전했다. 토요일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면 12시 전까지 들어가겠다고 A씨와 약속을 한 남자친구는 금세 “딱 한 시간만 더 있다가 갈게”라고 말하며 태도를 바꾼다. 괜히 싸우기 싫어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지만, 남자친구는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날이 부지기수다. 늦게 들어가더라도 다음날 A씨와의 데이트를 잊지 않으면 뭐라 하지 않겠지만, 집에 늦게 들어가 피곤하다며 다음날 A씨와의 약속에 한참 늦거나 자느라 아예 데이트를 취소한다고 한다.

한번은 이 일로 크게 싸운 후 남자친구는 결혼식, 집들이, 커플(부부) 동반 모임 등 그의 모든 약속에 A씨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모임은 어찌나 그렇게 많은지 초등학교 모임부터 대학교 모임까지 가지각색이다. A씨가 모임에 참석한다고 해서 남자친구가 일찍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12시가 훌쩍 지나 집에 가고 싶은 A씨가 남자친구에게 눈치를 주면 더 놀다 가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렇게 일주일에 평균 3번은 남자친구 친구들 모임에 나간다는 A씨. 너무 모임이 많아 A씨가 못 따라가는 날이면 남자친구는 혼자서라도 모임에 참여한다.

특히 남자친구 친구들의 여자친구들과도 같이 만나는 횟수가 늘었는데 이미 다들 친해서 A씨가 그 사이에 끼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20대 초반인 그녀와 달리 대부분 30대라 그 자리가 너무 어색하다는 A씨. 어쩔 수 없이 남자친구 옆에 붙어있으면 그의 친구들은 “너희 좀 떨어져 앉아”라며 장난 식으로 핀잔을 준다. A씨가 나중에 불편하다고 털어놓으면 남자친구는 “좀 더 친해지려고 노력해봐”와 같은 성의 없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도 대학 동기들과 1박 2일 여행을 가자는 남자친구. 안 간다고 하면 남자친구가 삐칠까 봐 일단 간다고는 했는데 그 어색한 분위기 속에 쭈뼛쭈뼛 서 있을 생각을 하니 정말 가기 싫다고 털어놨다. 또, 남의 연애에 왜 이렇게 참견들이 많은지 ‘너무 자주 만나지 마라’, ‘그렇게 만나면 돈은 언제 모으냐’, ‘여자친구한테 너무 잡혀 산다’ 등 온갖 무례한 말을 쏟아내 짜증 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A씨. 욱하는 마음에 헤어지자고 할까 하다가도 남자친구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는 이유로 헤어짐을 고민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직 남자친구를 사랑하는데, 이 남자가 자기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A씨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매일 약속을 잡는 남자친구와 타협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