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 '세이렌'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

스타벅스 로고 '세이렌'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 바다의 마녀 혹은 요정인 세이렌에 숨겨진 이야기 글 :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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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마녀이자 환상의 힘을 가진 여신 혹은 요정인 세이렌은 우리에게 친숙한 반인반수 ‘인어’의 모티브로 알려져 있으면서 각종 판타지의 상징으로 잘 활용되곤 한다. 심지어 세이렌은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의 로고이자 심볼 마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이렌은 매혹적인 목소리로 항해자들을 유혹한 존재이며 판타지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물을 소재로 한 문학 및 신화에서 계속된 변신을 거듭해왔다. 아래에서는 세이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자.

세이렌이란?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녀를 가진 ‘님프’이다. 로마 시인들 및 문학가들은 세이렌의 존재에 대해 지중해에 있는 사이레눔 스코풀리(Sirenum Scopuli)라는 작은 바위섬에 산다고 기록해왔다. 세이렌은 하신 아켈레오스가 무사 멜포메네나 스테로페, 혹은 테르프시코라에게서 낳은 딸들이며 모두 3명(피시오네, 아글라오페, 텔크시에페이아) 혹은 4명(텔레스, 라이드네, 몰페, 텔크시오페)으로 알려져 있다.

세이렌의 생김새

그리스 신화에서 묘사된 세이렌의 생김새는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세이렌과 닮은 ‘하피’라는 새와 인간의 특징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그녀들의 모습은 대머리 독수리의 모습과 더러운 차림을 하고 있는데 반해, 세이렌은 깨끗한 소녀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폴로도로스’는 세이렌이 세 명의 소녀들이라고 언급한다. 한 명은 하프를 연주하고, 한 명은 노래를 불렀고, 나머지 한 명은 피리를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아테네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것과 같다.

세이렌의 어원은?

세이렌의 어원은 ‘끈으로 묶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Seirazein’이라는 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러한 세이렌이라는 단어는 영어 사이렌(Siren)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중 하나다. 사이렌의 의미는 경보, 신호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외에도 다른 뜻으로는 괴이한 미녀, 마녀,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 등의 뜻이 있다. 이러한 뜻은 세이렌으로 묘사되는 특성과 일치한다.

세이렌이 상징하는 바는?

문학 및 신화에서도 그러하듯 세이렌의 상징은 여성의 유혹이나 속임수 등을 상징한다. 이러한 이유는 섬에 선박이 가깝게 다가오면 세이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드는 충동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잔혹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이렌이 여울목, 암초 등에 거주하는 이유도 매혹적인 노랫소리로 유인한 선박들이 난파당하기 가장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인어’로
더 익숙한 세이렌

세이렌은 우리에게 반인반수 ‘인어’로 더 익숙하게 알려져 있다. 이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의 기원이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의 세이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세이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현존하는 문서 중 가장 오래된 문학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이다. 여기에서 세이렌은 ‘천상의 목소리로 사람을 유혹하여 침몰하게 만드는 유혹자’로 묘사되고 있다.

목적 달성에 실패하기도 한 세이렌

세이렌의 노랫소리는 신비롭고 또 아름답기까지 해서 그녀의 매혹적인 유혹에 수많은 남성들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정도였다. 그러나 세이렌은 두 차례에 걸쳐 목적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부하들에게 자신의 몸을 돛대에 결박하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박을 풀지 말 것을 명령했다. 세이렌의 매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오디세우스는 결박을 풀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러나 귀마개를 낀 부하들은 오디세우스를 더욱 단단히 결박했다. 결국 선박의 항해는 계속되었으며 세이렌의 노랫소리는 점점 약해져 마침내 세이렌의 유혹으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파멸로 생을 마감한 세이렌

오디세우스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음악가이자 시인이었던 오르페우스도 황금 양털을 찾는 여정을 위해 선박을 타고 항해하던 도중 세이렌의 노래를 듣게 된다. 이에 오르페우스는 세이렌보다 더욱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맞대응하자, 세이렌은 크게 모욕감을 느껴 바다에 몸을 던져 바위가 되어 파멸하고 만다. 이는 자신의 유혹에 누군가가 넘어오지 않는다면 자살하는 것이 세이렌들의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로고가 세이렌?

세이렌은 의외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스며들어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 친숙하게 비춰지는 ‘인어공주’도 그러하거니와,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로고에 있는 여인의 모습도 바로 세이렌이기 때문이다. 세이렌은 스타벅스에서 오랜 세월 동안 브랜드의 상징처럼 활용되고 있다.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17세기 노르웨이 판화에서 묘사된 세이렌의 모습을 참고로 하여 스타벅스 로고를 제작했다고 한다.

선전성 논란으로 여러 차례
수정되어 온 스타벅스 마크

스타벅스 창업주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의 심볼 마크로 세이렌을 선택한 것은 ‘세이렌이 뱃사람을 홀린 것처럼, 사람들을 홀려서 커피를 마시게 하겠다’라는 의미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 당시의 로고는 지금과 달리 상당히 선정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1971년 스타벅스 설립 당시엔 갈색 배경의 상반신이 나체인 세이렌이 로고였다. 이러한 모습은 선정성 논란을 빚게 되어 1987년, 1992년, 2011년 세 번의 로고 변화를 거쳐 녹색 배경의 세이렌 얼굴이 클로즈업된 현재의 로고로 변경되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얼굴도 변한 세이렌

세이렌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기원전 6세기경에 제작된 고대 그리스의 도기화에는 여인의 얼굴에 새의 몸통, 날개, 다리를 지닌 세이렌이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중세시대 후반 이후부터 미술작품에서 표현되어 온 세이렌의 모습은 여인과 새의 복합체가 아닌 점차 여인의 상체가 강조되고, 물고기의 꼬리가 합쳐진 ‘인어’의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세이렌의 잔혹한 면모를 두려워했기에 아름다운 모습만을 남기고자 했던 역사적인 시도들이 지금에 와서 우리에게 친숙하게 묘사되고 있는 ‘인어’의 형상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