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둑' 손가락 꺾으면 정말 굵어질까?

'우두둑' 손가락 꺾으면 정말 굵어질까? 손가락 꺾는 습관은 정말 손가락을 두껍게 만들까?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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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버릇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가장 강력한 중독성을 보이는 버릇은 아마 '손가락 관절 꺾기'일 것이다. 꺾을 때마다 '뚝뚝' 나는 소리가 은근 쾌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기분 탓인지 손 마디마디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어 주변해서 하지 말라고 해도 좀처럼 멈출 수가 없다. 손가락 관절을 꺾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으름장은 '계속 꺾으면 손가락 두꺼워진다!'일 텐데, 습관처럼 자주 꺾다 보면 정말 손가락이 두꺼워질까?

손가락 꺾으면 정말 두꺼워질까?

손가락 관절을 꺾고 나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 마치 스트레칭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손가락 관절 꺾기는 제대로 된 스트레칭이라고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보통 스트레칭은 근육과 관절을 모두 사용하면서 피로를 풀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손가락 꺾기는 관절만 움직여서 피로를 풀어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가락 관절에 과도하고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뼈 자체가 두꺼워지는 것이 아니라 뼈와 뼈를 이어주는 관절 사이 인대가 늘어나고 두꺼워져, 손마디가 굵어지는 변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두꺼워진 인대는 관절 꺾기를 그만둔다 하더라도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탄성이 약해져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손가락 꺾을 때 나는 '뚜둑' 소리의 원인은?

그렇다면 손가락을 꺾을 때마다 '뚜둑'하는 소리는 왜 나는 것일까? 관절 꺾을 때 나는 소리는 그 정확한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아무래도 주요하게 규명될 필요가 없는 연구이기도 하고, 소리 나는 그 순간을 직접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가락 관절 사이에는 윤활제 역할을 하는 관절액인 활액으로 채워져 있는데, 관절을 꺾거나 잡아당기면 벌어진 관절의 활액 안에 갑자기 진공의 공간이 발생하면서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강력한 학설로 내려온다. 관절을 꺾으면 관절 속에 일시적으로 일종의 진공 상태가 생겨 기포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터지면서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손가락 꺾으면 관절염 더 쉽게 올까?

손가락을 꺾으면 듣는 잔소리 중 첫 번째가 '손가락 두꺼워진다'이고, 두 번째가 '손가락에 관절염 생긴다'일 것이다. 전자는 관절 사이 인대가 늘어나고 두꺼워져, 손마디가 굵어지는 변형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고, 후자는 아직까지 손가락 꺾기가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명백한 연구결과가 없기에 사실이 아니다.

사진: The 19th First Annual Ig Nobel Prize Ceremony

특히 미국 출신 의사 도날드 엉거(Donald L. Unger)는 어렸을 때 손가락을 꺾을 때마다 자꾸 그렇게 손가락을 꺾으면 관절염이 생길 거라는 어머니와 친척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는 그들의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무려 60년 이상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이상 왼쪽 손가락만 꺾는 독특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그의 왼쪽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겼는지 검사했더니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실험으로 '먼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이후 생각하게 하는 업적'을 낸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상인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았다.

다른 부위 관절 꺾는 건 괜찮을까?

그렇다면 다른 부위의 관절 꺾기는 어떨까? 우리는 뻐근한 목을 풀어줄 때 '뚝' 소리가 날 때까지 힘을 줘 목을 꺾곤 한다. 그 경쾌한 소리를 들으면 뻐근함이 풀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목을 꺾을 때 나는 '뚝' 소리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목에 갑자기 과도한 힘을 주면 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관절과 근육에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오래 앉아 있어 뻐근한 허리를 '뚝'소리가 날 때까지 비트는 행위에서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그 소리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