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말라던 직장인 남친이 데이트 비용으로 찌질하게 굴어요 [이론저론]

돈 걱정 말라던 직장인 남친이 데이트 비용으로 찌질하게 굴어요 [이론저론] 헤어지면 죽겠다는 남자친구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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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애의 기억은 보통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모든 게 미숙하지만 풋풋했던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그립기도 하다. 그러나 한 커뮤니티에 태어나 처음으로 연애 중인 25세 대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첫 연애가 행복하기는커녕 악몽 같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년 넘게 이어진 아버지의 정신적 학대로 이성에게 고백받아도 연애를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는 A씨에게 한 살 연하의 남자가 운명처럼 찾아왔다. 그러나 처음 고백을 받았을 당시에는 거절했다고 한다. A씨는 아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학생인데, 연애를 하면 직장인인 그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본인이 좀 더 부담하겠다며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마음만 받아 달라고 여러 번 설득했고, 마침내 첫 연애를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연애하는 두 달 동안 A씨가 남자친구보다 데이트 비용을 훨씬 더 많이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첫 데이트 때 남자친구가 차가 많이 막힌다며 좀 늦는다고 하길래, A씨가 미리 영화 예매도 하고 팝콘까지 사서 대략 3만 원 정도를 지출했다고 한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와 2만 원 정도 하는 저녁은 남자친구가 계산했다. 밥만 먹고 헤어지기 아쉽다고 하여 맥줏집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과 약간의 안주를 시켜 먹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나 술 마셔서 대리 불러야 하니까 이건 누나가 계산하는 게 맞는 거 같아.”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A씨는 좀 당황스러웠으나 계산을 했고, 남자친구는 대리 기사분이 도착하면 가겠다면서 A씨를 택시에 태웠다고 한다. 물론 택시비는 A씨가 계산했다.

그 뒤로도 냉면이나 분식 등 가벼운 음식을 먹는 날에는 자기가 낸다고 하고, 비싼 카페나 술집에 가서는 “누나 계산하고 와. 나 밖에 있을게.”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늘 “나는 기름값이 많이 나가니까~”라는 식의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A씨가 정말 어이없는 건 연애하면서 단 한 번도 남자친구 차를 타 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애초에 차를 본 적조차 없다는 것이다. 보통 데이트할 땐 약속 장소에서 바로 만나는데, 남자친구는 매번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고, 헤어질 때는 매번 A씨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준 뒤 혼자 차를 타고 집에 가기 때문에 A씨는 차종도 잘 모른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남자친구가 대학생인 A씨의 사촌동생과 같이 밥 한 끼 먹자고 제안해서 셋이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마무리되고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남자친구가 4만 3,000원치를 계산했길래 고맙게 생각했다는 A씨. 가게를 나와 동생은 먼저 집에 들어가고, A씨는 남자친구와 1인당 1만 3,000원 하는 만화카페에 갔는데, 남자친구가 대뜸 “아까 밥값 한 사람당 15,000원이었어. 내가 누나 몫 냈으니까 이건 누나가 결제하면 돼.”라고 하는 것이다. 설마 하는 마음에 A씨가 “너 내 동생한테 돈 받았어?”라고 물었더니 남자친구는 너무도 당당하게 “바로 계좌이체 해 주더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날 밤 동생과의 통화에서 “언니 남친 진짜 지질하더라. 언니가 너무 아까워.”라는 말을 들으면서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고 털어놨다.

연애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돈 얘기 꺼내는 게 구질구질해 보일까 봐 참았는데, 이럴 때마다 매번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A씨. 그런 A씨의 속도 모르고 남자친구는 지금처럼 일주일에 1~2번 보는 건 너무 적다며 자꾸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만나자고 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참다 못한 A씨가 조심스럽게 “학생이라 자주 데이트하는 건 부담스러워. 그래서 말인데, 지금 연애는 나에게 사치인 것 같아. 미안해.”라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돌연 눈물을 뚝뚝 흘리며 “헤어지자고 하지 마! 나 죽는 꼴 보고 싶어?”라고 소리를 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 돈 버니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했잖아.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기가 찬 A씨가 “내가 데이트 비용을 더 내는데, 자꾸 뭘 믿고 연애하라는 거야?”라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누나도 다른 여자랑 다를 바 없는 속물이구나. 내 전 여자친구들은 얼굴은 예쁜데 돈은 하나도 안 쓰더라. 누나는 그런 여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이다.”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 말을 들은 A씨가 헤어지자고 명확하게 말했더니 남자친구는 그 사람 많은 곳에서 울고불며 “누나 혼자 정리하는 게 어딨어!”라며 소리를 쳤고, 너무 창피했던 A씨는 도망치듯 택시을 잡아 타고 집에 갔다고 고백했다. 그 와중에 전화만 20통 넘게 하길래 수신 차단을 했는데, 메신저로 ‘내가 없어져야 행복할 것 같네. 차에 뛰어들어서 죽을게. 누나 이름 써 놓고 죽으면 돼?’라는 메시지가 왔다고. 현재 A씨는 남자친구가 진짜 A씨 이름을 써 놓고 죽을까 봐 두려워 ‘헤어지자는 말 취소할 테니 진정하라’고 일단 달래 놓은 상태다. 그 뒤로 만나자는 말은 하지 않아서 ‘출근 잘해’, ‘밥 맛있게 먹어’ 등과 같은 의무적인 메시지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귀기 전에는 어린 나이에 직장 생활하며 열심히 사는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돌변할 줄 몰랐다며 너무 후회된다고 호소했다. 남자친구한테 다시 헤어지자고 했다가 또 죽는다고 할까 봐 무섭다는 A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