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르듯, 미각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편차가 존재합니다. 미각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오감 중 하나로 음식 등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인데요, 혀의 맛봉오리나 미각 세포에 있어서 유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 같은 수의 미각 세포라도 그 민감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평소 싫어하는 음식이 많거나 입이 짧았다면 단순히 먹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초미각’인일 수 있습니다.

​

남들보다 입이 짧고 편식이 심하다면?

유독 편식이 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식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사람마다 혀 속 미각 수용체에 편차가 있어 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각이 유난히 발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맛까지 느끼고 이 독특한 맛 때문에 특정 음식을 싫어하게 될 수 있습니다.

​

초미각인일 수 있어

맛을 잘 느끼는 사람을 보고 ‘초미각인’이라고 일컫습니다. 초미각은 1930년대 듀폰사의 화학자 아서 폭스가 처음 발견한 것으로, 폭스가 PTC 가루를 실수로 엎질렀는데 같은 공간에 있던 일부 사람들만 먼지에서 쓴맛이 난다고 불평을 한 것입니다. 이에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약 4명 중 2명이 PTC의 쓴맛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초미각인이 정의되었습니다.

​ 

오이, 고수에 민감한 당신

쓴맛을 잘 느끼는 초미각인이라면 오이나 고수 등이 입맛에 맞지 않거나 진한 커피를 꺼릴 수 있습니다. 음식뿐 아니라 음주 습관도 영향을 받는데, 국립암센터 연구팀의 조사 결과 단맛과 감칠맛에 덜 민감한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과음할 위험이 1.53배 더 컸고, 반대로 쓴맛에 덜 민감하면 과음 위험이 2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 

초미각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

내가 초미각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초미각 여부는 PTC가 함유된 시험지를 혀에 대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미각인은 해당 시험지를 혀에 대면 매우 빠르게 쓴맛을 감지하고 뱉어내게 됩니다. 반면 25% 정도의 사람들은 그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미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래엔 ‘PROP’라는 화학 물질이 PTC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 

미각 중독과 다른 점은?

미각 중독은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 좋았던 느낌을 기억했다가 해당 음식만을 먹으려고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미각 중독은 편식을 유발하며, 채소를 먹지 않는 아이, 달거나 짜고 매운 음식만 찾는 어른 등 연령을 불문하고 나타나게 됩니다. 초미각과 달리 미각 중독에 의한 편식이 발생하는 이유는 보통 맛의 만족감이 떨어지거나 음식에 대해 좋지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미각 중독을 개선하려면?

미각 중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맛을 경험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맛 중독이라면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고 식사할 때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먼저 먹어 다른 맛을 기억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짠맛 역시 채소를 먼저 먹는 것이 좋고 젓가락으로 먹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민감

맛은 개인의 예민 정도에 따라 같은 맛도 더 달고 더 짜고 더 쓰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미각에 예민하며 여성은 쓴맛, 남성들은 단맛에 더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태어나기를 예민하게 태어났거나 반대로 태어날 때부터 무디게 태어난 사람도 있으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후천적으로 미각이 둔해지기도 합니다.

​ 

후각도 미각에 영향 미칠 수 있어

후각도 미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심한 감기 증상으로 후각에 이상이 생기면 냄새를 맡지 못해 맛이 느껴지지 않거나 미각이 변해 전에는 맛있던 것도 맛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미각을 느끼는 정도가 감소한 상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문제가 된다면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미각 장애로 인해 상한 음식을 먹거나 몸에 해가 되는 음료 등을 마실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 

다양한 환경에 영향받는 미각

미각은 질병이나 환경, 온도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게 되며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맛을 느끼는 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주변 환경이 건조하면 타액이 줄어 맛 민감도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나이가 들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말처럼 노화는 미각을 둔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냄새를 맡고 맛을 느끼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초미각이 항상 좋은 건 아냐

초미각인이라면 요리할 때 도움이 되거나 미식가일 것 같지만 생각처럼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초미각자는 설탕과 지방에 민감해 케이크와 같은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고, 쓴맛을 남들보다 더 고통스럽게 느끼며 짠맛이 그 고통을 덜어주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 소금을 더 많이 쓰기도 합니다. 단순히 맛에 민감해 변별하는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어떤 맛이냐에 따라 고통스러울 정도라고 하니 나름의 고충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