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몰랐던 태풍 이름에 숨겨진 뜻

열에 아홉은 몰랐던 태풍 이름에 숨겨진 뜻 태풍 이름 글 : 최덕수

카카오채널 등록완료 ?

내역 확인

사람들에게 재앙이 되는 자연 재해는 다양하다. 화산이 폭발하기도 하고 홍수가 이는 때도 있으며,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다양한 자연 재해 중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붙는 것이 있으니, 바로 ‘태풍’이다. 태풍은 바닷물의 따뜻한 해류로부터 증발한 수증기가 상승 기류의 압박을 강하게 받을 때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다. 보통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며 이동하고, 이 이동에 따라 자연 재해가 발생한다. 지금부터는 태풍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모아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태풍이라는 기상 현상은

태풍은 국지적 난기류를 동반하는 적란운의 한 종류로, 그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크다. 적란운은 많은 양의 수증기가 강력한 상승 기류에 의해 탑 모양으로 솟구치면서 만들어지는 구름을 이야기한다. 태풍이 발생하면 나무가 뽑혀 나갈 정도의 강풍이 발생하며, 일반적인 소나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게 된다. 1년 내내 태풍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주로 6~9월 사이에 나타나는 것들이다.

태풍의 눈

태풍의 중심부는 맑게 갠 무풍 지대가 된다. 이것을 ‘태풍의 눈’이라 부른다. 태풍의 눈에서는 하강 기류로 인해 구름이 생기지 않아 날씨가 맑고 비바람이 불지 않는다. 태풍의 눈의 지름은 50㎞ 내외가 일반적이며, 역사상 가장 작았던 태풍의 눈은 2005년 허리케인 월마의 3.7㎞로 전해진다. 태풍이 움직이면 태풍의 눈도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태풍의 눈은 두꺼운 구름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바깥쪽으로 나선 모양의 구름 띠가 줄지어진다.

태풍에 붙는 이름

태풍은 다른 자연 현상이나 재해와는 달리 이름을 붙인다. 태풍은 한번 발생하면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동시에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생기기도 한다. 하나 이상의 태풍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1953년 호주 예보관들이 처음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여 예보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부터는 아시아 각국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14개국이 고유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태풍의 이름을 정하는 방법

태풍의 이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태국, 미국, 베트남의 14개 국가가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사용한다. 28개씩 5개조로 구성이 되며, 1조부터 5조까지의 이름을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140개의 이름을 모두 사용하면 다시 1번부터 시작되는데, 이름이 붙는 태풍은 한 해에 30개 정도이기에 전부의 이름을 다 사용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4년 정도가 소요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이다. 북한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다.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는 그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며, 다른 이름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나비는 독수리로 대체됐으며, 매미는 무지개, 수달은 미리내로 변경된 바 있다.

태풍위원회 각국에 대해

태풍위원회의 회원국으로 참여한 국가 중에는 홍콩과 마카오가 있다. 이들은 모두 중국의 특별행정구인데, 그럼에도 국제기구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일국양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미얀마, 팔라우는 태풍의 피해를 입는 나라임에도 태풍 작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에도 태풍의 피해를 받기는 하지만, 국토의 일부 지역에 국한되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태풍 작명의 트렌드

태풍위원회 회원국 중 가장 의외인 것은 미국을 들어야 할 것이다. 미국은 국토의 일부 지역만 태풍의 영향권에 듦에도 위원회에 참여 중이다. 미국은 태풍의 이름을 영향권 안에 있는 괌, 북마리아나제도의 언어를 베이스로 제안하고 있다. 태풍의 이름은 보통 빠른 소멸과 적은 피해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짓지만, 최근에는 속도, 뇌우, 폭풍, 강력함, 신 등의 강력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출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태풍이 가진 이점

태풍은 엄연히 자연 재해지만 범지구적으로 살펴보자면 이점을 가지고 있는 자연 현상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수자원 분배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의 강수량 비율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데, 태풍으로 인해 여름철 강수량의 상당 부분이 채워지게 된다. 적도 부근 지역의 증발하는 바닷물이 우리나라로 옮겨지게 되는 것이다. 태풍이 불지 않게 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거대하게 일어나는 대기 순환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기상 상황의 가장 큰 화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되고 있다. 태풍의 강력한 바람은 국가의 영공 전체 대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인 먼지가 순식간에 씻겨 나가게 된다. 태풍은 북반구에 다다르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비까지 동반해서 미세먼지를 그야말로 걷어내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할 경우에는 거대한 피해를 동반하게 된다.

에너지 순환에 기여

태풍은 적도 지방에 집중된 태양 에너지를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극지방으로 이동시켜, 지구 전반에 걸쳐 온도 평형을 이루기도 한다. 태풍으로 인해 육상의 부유물을 바다로 내려 수자원 순환에 기여하기도 하며, 해양과 호수의 녹조와 적조를 제거하고 수질 개선의 효과도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의 공기를 당겨, 전체적인 기온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해는 덜 입히고 이점만 가져온 태풍을 가리켜 우리나라에서는 ‘효자 태풍’이라 부르기도 한다.